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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노조 "김용환 회장 입에서 채용비리 시작"
"분별없는 전화 한 통에 금감원은 쑥대밭, 한마디 사과도 없어"
2017-12-26 11:30:16 2017-12-26 11:30:16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채용청탁 의혹 관련 해명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금감원 노조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자신의 분별없는 전화 한 통으로 해당 기관은 쑥대밭이 됐는데도 '오해를 씻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김 회장의 발언은 가볍기 이를 데 없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앞서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2년 전 전화 한통이 채용청탁으로 부풀려져 청탁 연루자로 이름이 오르내린게 억울했다"라며 "검찰 수사 결과 혐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덕에 오해를 씻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5년 금감원 채용 당시 김성택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 아들의 금감원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로 인해 당시 금감원의 필기시험 합격자 수 조작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김 회장과 김 전 부행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지만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노조 측은 "김용환 회장의 행위는 비록 법적 처벌 근거는 미비했을지 모르나 자신의 입에서부터 금감원의 채용비리가 시작됐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행위로 옛 부하는 감옥에 갇혀 있는데도 사과 한 마디 없이 '함께 일했던 후배 직원 자녀의 합격 여부 정도는 물어봐줄 수 있지 않냐'는 발언은 반사회성 재무관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또 "김용환 회장과 최근 변호사 채용비리 관련 재수사를 받게 된 최수현 전 금감원장은 과거 금감원 수석부원장 시절에도 '그거 있잖아', '살펴봐라' 등 애매한 업무지시로 악명을 떨친 바 있다"며 "그렇게 단련시킨 부하직원을 비리에 악용하고 자신만 죄책감 없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엘리트 사이코패스'의 무서움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금감원 노조는 김 회장에 대해 올바른 처신을 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 노조는 "당신(김 회장)이 지금 해야 할 행동은 오해를 벗어 다행이라는 언론플레이가 아니라 분별 없는 전화 한통으로 쑥대밭이 된 당신의 옛 직장 임직원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라고 지적했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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