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뜨거웠던 올해 회사채 시장이 조기 폐장했다.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채의 순발행이 높안 수준을 기록하며 여느때보다 뜨거웠던 한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고 올해에도 채권발행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기록하며 5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KB증권이 있다. K-Bond에 따르면 KB증권의 시장점유율 26.94%로 압도적인 1등이다. 작년보다 더 2위권과 격차를 벌리며 채권발행시장서 저력을 보이고 있다.
주태영 기업금융2부 이사는 KB증권이 채권발행시장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유가 최소 3가지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키는 것이 쉽지 않지만, 굉장히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1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는 주태영 이사를 만나 올해 채권시장에 대한 진단을 비롯해 내년 시장 전망과 목표,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KB증권이 올해도 채권발행시장(DCM)에서 1위를 차지했다. 5년 연속 1위를 지킨 비결에 대해 설명해달라.
경쟁이 격화돼 있다보니 1등을 지키는게 쉽지 않은데. 저는 타사 대비 뛰어난 점이 최소 3개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저희는 우수한 인력이 많다는 것이 5년 넘게 1등을 한 첫 번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DCM을 하는 인력들이 숙련됐을 뿐 아니라, 이탈하지 않고 오랜 시간 함께하고 있는 인력구조의 장점을 갖고 있다.
또 타사 대비 시니어 마케팅이 탁월하다. 시니어 마케팅을 본부장, 부사장, 사장의 수직 계열에서 모든 딜에 적극적으로 같이 다니고 있다. 저희가 상대하는 고객들도 다 위에서 아래까지 밀착 커버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시니어 마케팅이 탁월하다는 것이 1위 비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다른 대형증권사들에 비해 영업·상담(RM) 인력들이 기업을 만나 RM을 하고, 투자자들을 만나 세일즈도 함께 하는 원스탑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다른 대형사들은 RM은 RM대로, 세일즈는 세일즈대로 하고 있지만, 우리는 RM이 세일즈까지 함께 할 수 있는 1인 2역을 하는 능력있는 인재들로 구성됐다. 이같은 원스탑 서비스를 하면 연기금과 같은 투자기관을 만나고 와서 투자동향에 대힌 이야기를 기업에게 생생하게 전할 수 있고, 기업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투자기관에 알려줄 수 있다. 즉, 시장의 동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있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이러한 장점들이 합병이라는 호재와 이어진 것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KB증권이 갖고 있었던 DCM의 우수성과 현대증권의 저력들이 같이 모아져 올해는 특히 더 압도적인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11월 국내 금리인상이 있었는데, 올해 채권시장은 어땠나.
제가 10여년동안 DCM을 하면서 올해만큼 시장이 좋았던 적이 없다. 국고금리가 연초에 비해 연말에 대폭 상승했다. 채권 금리가 이렇게 올랐다는 것은 채권 값이 폭락했다는 것인데, 이렇게 가격이 폭락하면 일반적으로 사고가 있거나, 손실이 발생한다. 하지만 금리가 올랐는데도 올해 시장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미매각이 없었다. 즉, 올해 회사채 시장은 수요가 굉장히 풍부해 미매각 사례가 없었고, 대부분 완판에 끝낼 정도로, 올해 DCM 시장이 굉장히 좋았다. 시장이 굉장히 좋았다보니, 발행도 많았고, 실적도 달성했다. 저희 목표였던 외형성장도 2등과 차이나는 1등을 달성했다.
-내년에 미국과 국내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다. 내년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떤지.
내년 DCM시장은 올해랑 비슷하지 않을까 판단된다. 저희 KB증권은 내년 국내 기준금리인상이 1차례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하며, 총재도 나름 신중한 이야기를 해서 크게 오를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저희가 관심을 갖고 있는 회사채 시장은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어서 기본적인 펀더멘탈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수급력도 좋아지고 있다. 전반적인 수요 측면에서 보면, 리스크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회사채 시장에서는 A등급 이하의 기업들이 발행시장에서 강세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한다.
-회사채 발행이 적은 업종들의 펀더멘탈이 특히 좋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우려가 있는데, 이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내년 발행규모는 저희가 계산했을 때 35조6000억원 정도 만기가 돌아오는데, 약 40조원의 순발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을 보면 AA이상의 우량등급은 언제나 좋았다. 반면 A등급은 만기도래액보다 적게 발행됐는데, 내년은 아마 A등급까지 순발행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또 내년 시장이 긍정적인 이유는 증권사들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이다. 초대형 IB 인가가 나오면 A등급뿐 아니라 BBB등급에 대한 매수가 있을 것이며, 이로 인해 순발행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태영 KB증권 기업금융2부 이사. 사진/강명연 기자
-시장이나 개인적인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랫동안 DCM 1위를 치자했다 보니 KB증권은 DCM을 잘하는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DCM뿐 아니라 주식자본시장(ECM),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IB 토탈업무를 잘해야 하는데, 아직 그게 미비하다. 올해 IPO도 많지 못했다. IB토탈에 대한 욕심이 있는데, 잘 못했던 것이 너무 아쉽다. 또 갖고 있는 장점을 고객들에게 새로운 딜을 했어야 했는데 그것도 조금 아쉽다.
초대형 IB 인가가 미뤄진 것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초대형 IB 인가는 이전까지 발행을 도와준다는 측면이었다면 앞으로는 투자도 직접 가능해져서 저희 입장에선 하나의 큰 무기가 생기는 것이다. 저희의 경우, 기업과 발행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좋은 투자인지 나쁜 투자인지 판단할 수 있어 좋은 투자로 이어질 수 있고, 기업들은 좋은 투자를 받을 수 있어 윈윈이다. 기업들을 만나보면 초대형 IB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인가가 빠르게 진행됐으면 좋겠다.
또 감독당국의 제도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있다. 우량 등급의 회사채 발행의 공시 같은 경우, 조금 간소화 시켜주면 어떨까 하는 그런 마음이 있다. 감독기관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지만, 회사채 시장은 개인보다 기관투자자들이 들어오는 곳이다. 시장의 주 참여자가 기관투자자인데, 발행관련 공시시스템이나 서류들이 좀 더 간소화하는 게 자본시장 활성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발행 스케쥴도 한달 정도 걸리는데, 발행사들 입장에서는 너무 기간이 길다는 시각이 있다. 발행기간을 단축 시키는 것도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도와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년 목표 및 향후계획에 대해.
내년에도 1등을 하는 것이 목표지만, 이젠 수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DCM뿐 아니라 나머지 사업부문도 좀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 DCM의 굳건한 1위와 IB 관련된 실적들도 DCM만큼의 수익권으로 진입하는 것이 저희 목표다.
또 최근 베트남 증권사를 인수했는데, 현재의 우수한 네트워크를 이용해 베트남권, 아시아권에서 딜을 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 중 하나다. 그리고 올해 저희가 처음으로 캠코보증의 보증사채를 했다. 캠코가 기업들이 갖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해서 캠코가 발행되는 채권의 맥스 300억 내지 발행액의 80억까지 보증을 해주고, 투자자를 상대로 발행하는 시스템이다. 이게 올해 처음으로 발행이 됐었다. 내년에는 발행이 더 확대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년 주식시장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식 관련 사채들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메자닌(CB·BW·교환사채 등에 투자), 증자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주태영 KB증권 기업금융2부 이사. 사진/강명연 기자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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