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하나 뉘일 방 한 칸 얻기 힘든 시대다. 만일 당신이 소중한 공간을 어렵게 확보했다면, 그 다음은 공간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일 것이다. 목적에 맞게 공간을 채우고, 자신만의 색을 입히면 공간은 비로소 나만의 작업실, 도서관, 청년들의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부동산전문채널 알토마토TV가 제작한 다큐 ‘3.3㎡의 기적’은 위와 같은 ‘나만의 공간’들을 조명한다. ‘3.3㎡의 기적’이 소개하는 공간은 다양하다. 동네 서점부터 3대가 모여사는 낡은 집도 있다. 공간을 꾸미는 인테리어법도 함께 소개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은 집에도 허용된다. 이케아, 자라홈, 홈씨씨 등 셀프인테리어 고수들이 찾는다는 인테리어 소품점에는 나만의 공간을 예쁘게 꾸미고픈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이들은 자주 올 때는 일주일에 한 번, 그 이상도 방문해 나만의 인테리어 소품들을 구매한다.
자신만의 공간을 직접 건축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 한복판, 빼곡히 들어선 건물 사이 위치한 ‘협소주택’. 협소주택은 ‘작은 집’으로, 자투리땅을 활용해 바닥면적은 작지만 개성 있는 공간이다.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일본에서 유행했고, 최근 국내로 유입돼 인기를 끌고 있다. 협소주택 거주자들은 주택의 외관에서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철저히 개인의 개성에 맞춰 짓기 때문에, 공간 자체는 크지 않아도 만족하며 살아간다.
해외에는 어떤 공간들이 있을까. ‘3.3㎡의 기적’팀은 네덜란드 실로담을 찾아간다. 실로담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컨테이너 아파트다. 물 위에 떠있는 형태로, 4~8세대가 묶인 작은 건물들이 전체 건물을 이룬다.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아파트 내부도 입주자의 개성이 그대로 살아있다. 내벽이 이동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져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공간을 넓히고 줄일 수 있다. 컨테이너로 만들어 이러한 맞춤형 아파트가 가능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프랑스의 실용적이고 현대적인 ‘도시계발 프로젝트’를 조명한다.
집은 우리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이여야 한다. 아무리 커다란 집이라도 나를 안아주지 못하면 그 가치는 제로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크기나 소유의 문제가 아닌 ‘나’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하는, 안락함을 지닌 나만의 공간. 공간은 늘 주인을 닮기 마련이다. 다큐 ‘3.3㎡의 기적’에서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공간이 주는 가치를 느껴보면 어떨까.
오는 24일 방영되는 3.3㎡ 기적 1부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은 홈퍼니싱 시장 성장에 대한 분석과 공간을 재해석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을 조명한다.
25일 방영되는 3.3㎡ 기적 2부 <잃어버린 공간의 가치를 찾아서>에서는 ‘공간 스토리텔링’과 네덜란드의 컨테이너 아파트 ‘실로담’, 프랑스에서 본 ‘공간활용법’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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