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 현상 가속화…"세밀한 법망 필요"
현행법, 적용범위와 한도 등 한계
입력 : 2017-11-15 16:12:29 수정 : 2017-11-15 16:12:29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지역을 떠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으로 임대료 상승 상한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현행법의 적용범위와 상한한도 등 임차인을 보호하는 데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환경의 변화로 중·상류층이 도심의 낙후된 지역으로 유입되고, 이로 인해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비싼 월세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서울지역에는 연남동, 망리단길, 홍대, 서촌, 북촌, 대학로, 성수동, 경리단길 등이, 지방에는 감천문화마을, 부산 광복로 김광석거리, 대구 수성못, 광주 카페거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서촌에서 강제 집행 중 임차인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임대인은 기존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300만원이던 것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200만원으로 올려달라 요구했고, 임차인은 이를 거부하고 영업을 이어오면서 사건이 발생됐다.
 
실제로 상권이 형성된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임대료가 높아지고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 국토교통부, 한국감정원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성수동 카페거리 상가 임대료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 4.18% 올라 전국 소규모 상가(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인 제1·2종 근린생활시설 등) 평균 임대료 상승률(0.1%)과 서울 지역 평균(0.3%)보다 오름폭이 컸다. 성수동 카페거리 외에도 홍대(3.02%), 대구 방천시장(2.49%), 인천 차이나타운(1.58%)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남동(0.7%), 인천 신포 문화의거리(0.5%), 서촌(0.48%)의 임대료 상승률도 평균을 웃돌았다.
 
법적 보호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에서는 임대료 증액 상한을 연 9%로 제한하고 있지만, 일정 보증금 이하일 경우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보증금에 월세의 100배를 더한 환산보증금이 서울의 경우 4억원, 지방은 1억8000만원 이하에 한해 상한제가 적용된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환산보증금액이 현재 서울과 수도권 과밀지역에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며 "지역별로 상황에 맞춰 세밀하게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감정원을 통해 주요 상권 지역과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등을 대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감정원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젠트리피케이션 조사기획 TF'를 설치해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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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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