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방치 사업주, 징역형까지 가능"
정부, 직장성희롱 근절대책 발표…성심병원·LX 근로감독 실시
입력 : 2017-11-14 18:35:18 수정 : 2017-11-14 18:35:18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지난달 미국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이 자신의 이름을 따 직접 세운 영화사 대표직에서 쫓겨났다. 과거 성추문 스캔들이 폭로되면서 이사회가 그를 해고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한샘, 현대카드, 성심병원 사건 등 그동안 곪아있던 성희롱 문제가 잇따라 터지자 정부가 지도ㆍ감독을 강화하고 처벌수위를 높이기로 하는 등 칼을 빼 들었다. 기업 내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는 적정한 수준의 징계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14일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는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을 내놨다.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Metoo)'가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한국에서도 사회적 관심과 분위기가 높아지자 실제 직장 내 성희롱 근절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용부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신고사건은 2014년 519건 에서 2015년 522건, 2016년 556건, 2017년 10월 현재 532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이에 정부는 2만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근로감독 과정에 앞으로는 직장 내 성희롱 분야를 반드시 포함 시키기로 했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했는지 여부와 함께 성희롱이 발생했다면 사업주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첫 사례도 나왔다. 고용부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성심병원에 대해 이번주 중 근로감독에 착수하기로 했다. 성심병원은 1년에 한 차례씩 열리는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춤을 추게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LX는 실습 나온 여대생들을 간부들이 상습적으로 성희롱했을 뿐 아니라 이들 해당 간부들에 대해 감봉 1개월에 그치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임서정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그동안 2만여개 사업장 근로감독 중 500개사에 대해서만 성희롱 분야 감독을 실시했는데 이제는 나머지 1만9500개 대상에 대해서도 필수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근로감독을 받는 사업주 입장에서는 문제가 포착되면 시정지시나 처벌 등을 받게 되는 만큼 상당히 강력한 조치로 인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장 내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가 법이 정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벌금형 또는 징역형 처벌까지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지난 9일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직장 내 성희롱 관련법 위반시 벌칙을 일부 상향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내년 중 법률개정 사항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종철 고용부 여성고용정책과장은 "이번 대책의 의무이행주체는 사업주"라며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처리과정에 대해 사업주가 취해야 할 의무조치를 제대로 조사해서 근로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가해자에게 적정한 수준의 징계조치가 이뤄졌는지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그동안 근로감독에서 배제돼 있던 성희롱 분야를 의무화 하면 감독관들도 성희롱 관련업무 역량을 키우고 사업장에도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며 "다만 기업주 책임을 더 강화시킬 수 있도록 교육과 캠페인 뿐 아니라 기업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강화하고 강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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