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관심있게 지켜본 가운데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가 폐막됐다. 그리고 시진핑 집권 2기를 이끌 최고 지도부도 구성됐다. 당대회를 계기로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시진핑 제2기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세계를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중국공산당 당대회는 짧게는 5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중국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 비전을 국내외에 제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이벤트이기도 하다. 특히 경제 관계 그리고 북핵 등 지정학적 측면에서 우리에게는 더욱 관심이 가는 대회일 수 밖에 없는 대회였다. 중국의 변화가 직간접으로 우리의 경제, 사회, 외교, 군사안보 등 많은 영역에서 심대하고 때로는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당대회는 현 시기를 역사적 전환기로 규정했다. 중국공산당은 지난 100여년 동안 걸어온 길을 혁명과 건설의 길이었다고 평가하고 중국공산당과 중국은 향후 또다른 100년을 준비해야하는 분기점이자 출발점에 서 있다고 당대회의 역사적 맥락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사상이 오랜기간 중국공산당과 중국이 견지해야하는 지도이념이고 행동지침이라고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제 막 떠들썩한 잔치는 끝났다. 잔치가 끝나고 조용해진 무대엔 말의 성찬과 장밋빛 미래의 여운만 남았다. 이제는 잔치가 끝난 무대의 공허함을 채워야하는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그려가고 만들고자하는 미래는 다름아닌 중국이 이번 세기 중엽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 되는 것이다. 이 길이 19세기 중반 서구 열강의 침입으로 허무하게 무너졌던 국가와 민족의 존엄을 세우는 길이며 또한 굳건한 강국으로서 세계를 이끌겠다는 장대한 꿈을 이번 세기에 반드시 실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대회에서 중국공산당은 아편전쟁의 치욕을 딛고 실로 200여 년만에 중국이 동방의 초라한 병부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명실상부한 강국이 되겠다는 비전을 재차 제시했다. 게다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기 위한 과정에서 중국공산당이 중심에 서서 중국을 계속 이끌겠다는 다짐도 재차 강조했다.
공산당이 목표와 비전 그리고 방향을 제시하고 정책을 제시하면 나라 전체가 이의 구현을 위해 매우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혹자는 이를 중국체제가 갖고 있는 효율성이라고도 말하기도 하고 당국가체제의 장점이라고도 말한다.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민주주의 관건 요소로 강조하는 자본주의적 사고와는 사뭇 다른 측면이다. 우리 내부에서도 심지어 일부 정치권에서도 체제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효율성 측면에서 중국의 체제를 일정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우리가 중국의 체제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다시 재조명해봐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사회주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한 자원의 동원이 매우 중시된다는 점이다. 제한된 자원을 권위적으로 동원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권위이다. 이 권위는 자원의 동원 뿐만 아니라 사람의 동원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인적 자원의 동원은 매우 정교하고 촘촘하게 짜여진 관료체제와 연동되어 동원의 극대화를 도모한다. 이 과정에서 권위 강조는 대부분 권력 강화로 이어졌다.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위한 사회자원 동원에서 시진핑 권위가 강화되고 이렇게 강화된 권위는 시진핑 개인 권력의 강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권위 강화와 권력 강화는 그래서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일이다. 정치과정에서 귄위와 권력의 상보적 긍정의 관계 구축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자신의 귄위를 극대화했다. 자신의 이름 석자를 넣은 지도사상을 당 헌법이라는 당장에 넣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름 석자 넣은게 뭐그리 큰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 역사가 계속되고 중국공산당이 계속 집권하는 한 이름 석자는 그 자체로 이미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사상을 중국과 중국공산당의 행동지침으로써 오랜 기간 견지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함께 강조한터라 이름 석자의 무게감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잔치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간 관료들에게 사상의 전파와 체화를 위한 학습 동원과 교육 동원이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이름 석자를 당장에 당당히 집어 넣은 시진핑 주석의 역사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으로 귀결되어 간부, 당원, 국민들을 힘들게 할 지도 모른다. 변화하는 정세 돌파를 위한 강력한 권위가 사회자원 동원 과정에서 다시 강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든 의도하든 시진핑 주석의 권위 강화는 바로 개인 권력 강화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원 동원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이 늘 유념해야 하는 점이다. 중국은 역사 과정에서 이미 개인 권력 강화의 폐단을 몸소 체험해서다.
새롭게 항해를 시작한 시진핑 제2기 정부는 권위 강화의 당위성과 함께 이것이 권력 강화로 이어지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동원과정에서 인위적인 귄력 집중 현상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 주변 환경의 안정이 중국에게 중요하듯 우리에게도 중국의 조화롭고 안정된 환경이 중요하다. 또한 이 길이 중국공산당이 법보로 여기는 집단지도체제의 근본이다. 귄위와 권력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시진핑 제2기가 항해를 시작하면서 다시 되새겨보기를 기대한다.
양갑용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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