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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명동 상인들, '사드해소'에도 “예전같진 않을 것”
직격타 맞았던 명동 전반적 환영 분위기, 일부 “다각화 필요”
2017-10-31 16:43:21 2017-10-31 16:43:21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사드가 풀린다고 예전같이 이 곳에 많이 오겠어요? 기대야 하지만 예전같진 않을 거에요.”(화장품 판매원 김모씨·여)
 
코리아 세일 페스타 마지막 날인 31일 낮 12시30분 명동역 6번 출구. 예전 같았으면 각 여행가이드의 깃발 따라 10~20명 단위의 단체 관광객이 한국산 화장품을 사가기 위해 줄을 선다는 그 곳이다.
 
이날 오전 사드 갈등을 봉합하고 한중관계를 복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반년 넘게 지속됐던 금한령을 대변하듯 거리엔 중국어 대신 베트남어나 영어, 일어 등이 오히려 많이 들린다.
 
같은 브랜드 매장이 5~6곳이나 나뉘어 있을 정도로 국내 유수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저마다 매장을 내고 있지만 대부분 매장 안에는 개인 관광객 2~3명만이 작은 쇼핑백을 들고 있을 뿐이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중국관광객은 319만명이 찾아 633만명이 찾았던 지난해에 비해 49.6% 줄었다. 9월에도 31만명으로 지난해 72만명에 비해 56.1% 감소해 아직 회복세는 감지되지 않았다.
 
이날 한중관계 복원 소식에 대부분의 상인들은 환영과 기대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상인들은 “완전히 해결된거냐”, “언제부터 오는거냐” 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화장품 가게 직원 이모(47·여) 씨는 “한창 때는 이 매장에만 10명이 일했는데 매출이 30%로 떨어진 이후 중국인 직원이 많이 나가 지금은 6명 뿐이다”라며 “그동안 힘들었는데 사드 문제가 해결됐다니 약간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다른 화장품 가게 직원 현모(26·여) 씨는 “기존 매출이 100이라 하면 20~30까지 줄었다가 이번달 들어 50 수준까진 회복됐다”며 “중국 본토 사정이 좋아졌다길래 좋은 일(관계 회복)이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한중관계 회복 발표만으로 예전의 영광이 다시 찾아올 거라 마냥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일부 상인들은 단체 관광객만 바라보는 일방적인 마케팅 대신 중국 개인 관광객은 물론 동남아, 유럽 등으로 대상 국가를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화장품 가게 직원 조모(40·여) 씨는 “명동의 모든 가게가 단체를 받던 것도 아니고 금한령 이후 중국 단체가 줄어든 대신 중국 개인이나 일본·동남아가 늘기도 했다”며 “시장은 변하기 마련이니 중국 단체에 의지하기보다 달라진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화장품 가게 직원 김모(26·여) 씨는 “금한령 이후 오히려 중국 개인 손님들이 늘면서 매출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며 “지나봐야 알겠지만 나아져도 예전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한중관계 회복을 발표한 31일 오후 서울 명동에 있는 화장품 가게를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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