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임단협 향방 31일 윤곽…강경 VS 안정 조합원 선택은
상여금 지급체계 개편 현안 부상…"1차 투표결과 회사에 경고"
2017-10-30 06:00:00 2017-10-30 06:00:00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이 내달 새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노조 22대 집행부 임원선거는 강성과 중도 2명의 후보로 압축됐는데, 선거결과에 따라 향후 노사관계의 향방이 결정된다. 조선업 불황으로 불거진 현대중공업 노사갈등이 이번 선거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될지 조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민주노총 현대중공업지부(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31일 결선투표를 치룬다. 지난 27일 진행된 선거에서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성 성향의 후보인 기호 1번 박근태 후보는 49.03%를 득표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중도 성향의 기호 2번 황재윤 후보는 26.33%를 받아 2위를 기록했다. 기호 3번인 오영성 후보와 기호 4번의 김해용 후보는 각각 14.53%와 9.10%를 받았다.
 
노조 임원은 조합원이 직접 뽑는데,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노조 규약에 따라 31일 결선투표에서 강성의 박 후보와 중도의 황 후보가 노조 위원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됐다. 박 후보와 황 후보 모두 선내에 설비를 설치하는 의장 공정 출신이다. 
 
1만2887명의 노조 조합원은 성향이 다른 두 후보를 두고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18개월 째 진행되는 임단협 교섭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원칙론'을, 황 후보는 '현실론'을 고수할 것이라는 게 노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조 집행부는 이번 임단협에서 조합원들의 고용 안정과 임금 저하를 막아야 하는 두가지 과제를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는 유휴인력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휴업과 교육을 노조에 요구했다. 지난달 11부터 지난 22일까지 사업부별 휴업을 실시했고, 내년 5월까지 1인당 5주에 걸쳐 순환 휴직을 실시한다. 물량도 줄어 연장근무 수당까지 줄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상여금과 구조조정이 임단협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지난 8월 회사는 기본급 20%를 삭감하고, 지난해와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상여금 지급체계 개편도 요구했다. 현대중공업은 연 800%의 상여금을 2개월 마다 100%씩 나눠 지급해왔다. 연말, 설과 추석에 각각 100%와 5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회사는 상여금을 매달 25%씩 나눠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분기별 100%, 설과 추석에  50%씩 지급해 연 800%를 주는 방안이다. 상여금 전액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노동자의 통상시급이 대폭 높아져 향후 임금교섭에서 노조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현대중공업은 휴직과 인력 구조조정을 노조와 협의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의 이번 제안으로 노조의 교섭은 지난 8월 이후 더 이상 진전되지 않은 상황. 회사는 고용안정을 전제로 기본급 삭감을 요구했는데, 노조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력 조정 카드와 임금체계 개편을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임금교섭이 장기화되면서 회사와 현 노조 집행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못한 점도 집행부에 대한 반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기호 1번인 박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분위기다. 26.33%를 득표한 강성인 기호 3번의 표가 같은 성향에게 모아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장기간 진행된 노사갈등으로 임단협을 조속히 끝낼 필요성은 있지만, 임금체계 개편은 민감한 현안인 만큼 강성 성향의 후보에게 표심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중도 성향의 후보인 기호 2번의 당선 가능성도 적잖다. 상여금 지급체계 개편안 등을 조합원 투표에 부쳐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임단협에 대한 조합원의 피로감이 큰 만큼 노사 모두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31일 결선투표 결과에 따라 장기간 진행된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은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현 집행부에 대한 반감에도 강성 후보의 득표율이 높은 건 회사에 대한 경고 차원"이라고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임단협은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이 지난 27일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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