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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C사업본부 '이유있는' 적자
올해 매출 4조 육박 "미래동력 확신"…적자 불구 투자 늘려 "지금은 안착과정"
2017-10-23 15:00:58 2017-10-23 16:24:5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전자가 미래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부품(VC) 사업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회사는 느긋한 모습이다. 되레 투자 집중도를 높이며 미래 핵심사업에 대한 확신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각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LG전자 VC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액은 9700억원대에서 많게는 1조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8764억원, 2분기 8826억원 등 상승곡선을 이탈하지 않고 있다. 2013년 VC사업본부가 출범한 이후 2015년 1조8320억원, 2016년 2조7731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연매출이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매출과 달리 수익성은 아직 정상궤도에 이르지 못했다. 2015년 4분기 깜짝흑자를 냈을 뿐, 올해 1분기 145억원, 2분기 164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3분기 역시 적자가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LG전자의 조급증은 보이질 않는다. 흑자 전환 시점을 2019년 전후로 예상했던 만큼 손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오히려 늘어난 매출을 근거로 미래 수익원에 대한 자신감도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VC사업본부는 계속해서 R&D 등 투자를 늘려가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캐시카우(수익창출원) 기반을 다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 설명대로 LG전자는 생산공장 설립과 연구인력 강화 등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쫓는 모습이다. LG전자는 285억원을 투입해 미국 미시간주에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올해 들어서 수차례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 데 이어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 입주를 앞두고 대대적인 연구인력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직원 수도 대폭 늘었다. 2015년 말 VC사업본부의 직원 수는 3375명이었으나, 올 2분기에는 4064명으로 늘어났다.
 
LG전자는 또 퀄컴과 함께 자율주행차 부품 개발에도 나선다. 이달 양사는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개발 협약식'을 가졌으며, LG전자는 이를 위해 내년 말까지 마곡산업단지 내에 연면적 1320㎡ 규모의 연구소를 추가로 설립키로 했다. 미래형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으로 사용될 부품을 선제적으로 만들어 자율주행차 부품시장에서 한발 앞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VC사업본부의 유의미한 행보를 보며 안착 과정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오랜 투자 끝에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은 중요한 선행 경험이 됐다. 무엇보다 구본준 부회장 등 그룹 최고위층의 절대적 신뢰와 지원이 뒤따르고 있어 애써 조급함에 휘둘릴 가능성이 적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의 MC사업본부와 달리 VC사업본부는 숫자(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나가는 단계"라며 "구 부회장의 믿음과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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