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 방북신청…"정부, 책임의식 보여달라"
공단시설 무단 가동 여부 확인 목적…통일부 "승인 여부 검토" 원론적 입장
입력 : 2017-10-12 15:21:50 수정 : 2017-10-12 15:21:57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개성공단기업들이 북한의 공단시설 무단 가동 여부를 확인한다는 취지로 방북을 신청했다. 통일부는 규정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12일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통일부를 방문해 개성공단 시설 점검을 위한 방북신청 절차를 밟았다. 이날 방북 신청에 앞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 모인 기자들에게 "1년 8개월 정도 가동이 되지 않은 개성공단에 가서 북한의 무단가동 현장을 우리가 직접 봄으로써 우리 시설물을 점검하는 데 주목적이 있고, 이런 계기를 통해 남북 화해에 의한 개성공단 재가동은 물론 남북 관계의 해빙기를 맞이하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우리 기업인들이 방북을 신청하려 한다"고 전했다.
 
신 위원장은 또 "(공단에) 들어간다고 해서 개성공단이 당장 급물살을 탈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이걸 계기로 약간의 긴장완화, 대화의 창구가 마련되는 계기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개성공단기업 비대위는 지난 정권에선 각사 1인 방북신청을 추진했으나 이번엔 비대위원 40여명 정도 규모로 방북신청을 했다.
 
그러나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통일부는 "규정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북한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원론적 반응에 개성공단 방북신청을 마치고 나온 기업인들의 분위기 또한 무겁게 가라앉았다. 신 비대위원장은 "분위기가 썰렁했다"면서 "통일부가 협조하겠다고 하는데 협조라는 용어를 쓰지 말라고 얘기했다. 우리 기업들이 북한과 일대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이건 당연히 통일부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원 중 한 명인 박용만 녹색기술·녹색섬유 대표이사는 "통일부가 하는 이야기들이 다 원론적인 것들"라며 "북쪽하고 또 협의를 해야 한다는데 사실상 지금 라인이 다 끊겼다고들 하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이날 이들 기업은 개성공단 점검을 위한 방북신청 외에 개성공단 폐쇄의 부당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피해보상 역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특히 지금까지 정부의 대출 지원은 결국 갚아야 하는 돈인 만큼 이제는 실질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개성공단 문을 닫은 당사자들(지난 정부)에 의해 피해 지원이 이뤄졌기 때문에 폐쇄의 부당성은 자연히 드러나게 돼있다"며 "역사적인 책임의식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새 정부에서는 개성공단의 실체적인 보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다음주 중 발표될 정부 보상안을 검토한 이후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재가동과 관련해 공단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방북 신청을 하기 위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방문, 출입절차를 밟으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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