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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고종황제 즉위식 첫 재현
14일 덕수궁·서울광장에서 대한제국 120주년 재현행사
2017-10-09 13:51:02 2017-10-09 17:20:49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일본, 러시아, 청나라 등 세계 열강 속에서 자주독립국가임을 알리고 국권의 강화를 꾀했던 대한제국을 다시 재현한다.
 
서울시는 (사)대한황실문화원과 함께 오는 14일 오전 10시30분 덕수궁과 서울광장에서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재현행사 ‘대한의 시작, 그날’을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120년 전 있었던 고천제(告天濟), 고종황제 즉위식(등극의, 登極儀), 대한제국 선포식(반조의, 頒詔儀), 환구대제를 고스란히 재현한다.
 
환구대제는 왕이 환구단에서 하늘에 제를 올리는 의식으로 명나라의 압력으로 조선 세조 이후에 폐지되기 전까지는 왕이 대대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국가적 제천의례였다. 이를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부활했다. 당시 고종은 1897년 10월12일(음력 9월17일)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환구단에 나아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등극했으며 이와 동시에 조선의 국호를 ‘대한(大韓)’으로 고쳐 대한제국의 탄생을 국내외에 선포했다.
 
이것은 청·러·일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세계 열강과 대등한 자주독립국가 임을 재천명하고 국권의 강화를 세계 만방에 알린 역사적 사건이다. 고종이 대한이라고 정한 국호는 상해에서 설립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계승됐고,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일제가 허물어 없어진 환구단을 대신해 3단의 원형 단을 가설하고 올리는 장엄하고 정제된 대제 모습과 함께 서울광장에서 펼쳐지는 팔일무(八佾舞)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환구단은 1897년 고종의 황제 즉위식과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옛 남별궁 터에 단을 만들었으나 1913년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팔일무는 종묘나 문묘제례 시에 가로와 세로로 각각 8줄씩 모두 64명이 추는 의식무용을 말한다.
 
공모로 선발된 시민 50명도 어가행렬 220명 중 문무백관, 황제 가마꾼, 상소문 낭독자 등으로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서울광장에서 고종황제 등극의와 대한제국 선포식 순서에는 참여한 청중과 함께 ‘만세 만세 만만세’를 힘껏 외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제국 선포식 재현행사 뿐만 아니라 서울광장에서 고종이 즐겨마시던 가배차(커피)를 시음할 수 있고, 천제제사상을 전시해 직접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서울시청 신청사에서는 11~15일 대한제국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사진전이 개최된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 고종과 명성황후 국혼례를 재현하는 고종·명성황후 가례 재현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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