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최순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지난 '국정농단' 사태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위, 비리문제가 민낯을 드러냈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번 사건으로 우 전 수석처럼 소규모 가족회사 법인들이 법의 허술함을 이용해 그 동안 세무당국에 제대로 된 세금신고 조차 하지 않았던 부정 사례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히려 이들은 법인 차량과 자금을 유용하면서도 떳떳하게 지내왔던 것으로 나타나 결국 대대적인 세법개정을 불러 일으켰다.
우 전 수석의 가족기업 '정강'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이런 소규모 가족기업은 납세에 있어 불성실하고 탈세의 도구로 이용돼 왔다는 인식을 지우기 어렵게 됐다. 사실 대부분 소규모 가족기업들은 영세업자들이고 건축, 건설, 서비스, 미용, 식당 등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선량한' 가족기업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우 수석 '정강' 사태로 이들 소규모 법인들이 '세금탈루자'로 몰리는 등 큰 피해를 보게 됐다.
특정 소규모 법인들의 탈세, 탈루 문제는 그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시스템상의 문제가 크다. 물론 스스로 납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정부가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안일함과 발등에 불떨어진 후에야 대대적으로 이들을 규제하겠디는 이중잣대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금까지 일부 악덕기업들은 '가족회사' 형태를 앞세워 법을 악용해 왔다. 실제로 우 전 수석 사례와 같이 가족기업의 자금으로 마세라티 등 고급 외제차를 리스해 쓰고 통신비를 유용하는 등 일부 가족 및 친지들로 구성돼 운영되는 소규모 법인들은 그동안 국세청이 알면서도 신경 쓰지 않고 있던 사각지대 중 사각지대였다.
정부는 이제서야 이들 '법꾸라지' 소규모 법인들에 대한 세원관리의 정교함을 높이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겪이른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증세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과세 사각지대'에 놓인 세원을 발굴하겠다는 이유로 소규모 법인들에게도 징세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본격적인 증세정책을 추진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소규모 법인들에 대한 징세 법안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무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의 일환으로 국세청은 내달 중 소규모 법인의 세원관리에 관련한 연구 용역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용역 결과발표에서 소규모 법인들의 과세 문제와 비위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세무업계 종사자들은 보고 있다.
또 국세청이 소규모 법인들의 과세 취약분야에 초점을 맞추면 세무조사가 전략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아 소규모 법인들은 말 그대로 '탈탈' 털리는 모습이다. 이들의 사업운용에 예상치 못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정부가 소규모 법인에 과세칼날을 들이댄 이유 중 하나는 세원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점인데 이는 정부가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 대기업에 초점을 맞춘 국세청의 세원 관리 체계 자체가 미흡하다보니 소규모 법인은 세금탈루에 노출될 수 밖에 없고 오랜 기간 만연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안타까운 것은 법을 잘 지켜온 가족회사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는 사업자의 매출 누락이나 허위증빙을 잡아내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을 벌어들인 가족기업들을 '성실신고확인대상자'로 묶어 놨다. 이러다보니 적지 않은 가족사업자들이 성실신고확인제가 적용되지 않는 법인사업자로 전환하면서 또다른 징세체계의 불안정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선량한 가족회사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법안과 세금 징수 시스템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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