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군의 인권이야기)핵 논의에서 삭제된 인간의 얼굴
2017-09-06 06:00:00 2017-09-06 06:00:00
북한의 핵개발은 수소폭탄을 ICBM에 탑재하는 6차 핵실험에 성공했고, 이제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남겨놓고 있다고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강경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핵개발 실험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초강수가 어떤 위험상황을 낳을지 모르는 국가안보가 백척간두에 서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전술 핵을 도입해야 하며,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를 요구하는 일각의 움직임도 있다. 당장 북한을 따라잡을 수 없는 핵개발 대신에 미국의 핵우산을 더욱 강화하자는 발상인데 여기에는 미국의 요구할 엄청난 부담에대해서는 고려가 없다.
 
그런데 이런 논란 속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세력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전쟁이 일어나도 괜찮은 건가? 북한이 핵무기로 서울을 공격하면 수십만 명이 사상을 당하는 데도 강대강의 전쟁을 하자는 것인가? 서울 상공에서 북한의 핵무기가 폭발하면 서울 인근의 생명은 절멸을 당한다. 이런 결과들에 주목한다면 어떤 상황이든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안보론자들은 오로지 전쟁만을 부추긴다.
 
종종 전쟁론자들은 전쟁의 결과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사드 논란에서도 마찬가지다. 성주와 김천에 사드가 배치되었을 경우 만약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분쟁이 일어난다면 성주와 김천의 10만 여 명은 중국 공격의 사정권 안에 들어오게 된다. 성주와 김천은 전쟁 시기에 죽어도 좋은 국민일 수는 없다.
 
사실 핵과 관련해서는 핵무기만큼 위험한 게 핵발전소다. 우리나라에 가동 중인 핵발전소는 24기이고, 이중 6기만 전남 영광에 있고, 18기는 부산에서 경주, 울진, 삼척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핵 벨트에 밀집되어 있다. 이미 8기의 핵발전소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 다시 신고리 5,6호기를 짓는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핵 발전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있기는 한가 본데, 이는 핵 마피아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들은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를 아주 예외적인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미 지난해 경주 지진을 통해서 보았듯이 핵발전소가 밀집되어 있는 동해안 핵 벨트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더욱이 울산 100만, 부산 250만, 양산 30만 명 등의 인구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지역 반경 3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면 그 지역에서는 인간이 살 수가 없다. 핵발전소는 핵 물질 농도를 낮춰서 서서히 에너지를 생산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지속적으로 오염원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지 30년이 지나도 반경 30km 이내에는 접근 금지 지역이고, 후쿠시마는 반경 20km 이내에는 사람이 살 수가 없다.
 
핵무기는 순간적인 핵분열반응을 통해서 반사능을 일거에 쏟아놓는다. 그럼에도 그 핵물질의 양은 핵 발전의 핵물질의 양보다 매우 적다고 한다. 그러므로 공기 중에 비산한 핵물질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방사능 농도가 옅어지게 되고, 따라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이치라고 설명되어진다.
 
그렇다면 핵무기와 핵발전 중에 어느 것이 더 위험하고, 덜 위험한 것인가? 핵무기는 순간적으로 대량 살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위험하고, 핵발전소는 지속적으로 오염원을 배출하여 인일대를 폐허로 만들기 때문에 위험하다. 어느 것에서도 인간의 생명, 자연의 생명에는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그러므로 핵무기에 반대한다면 당연히 핵 발전에도 반대하는 게 논리적으로 상식적으로도 맞는 게 아닐까. 어느 경우든 전쟁은 막아야 한다. 내가 죽어도 좋으니 상대방을 전멸시키겠다는 발상은 무모하다. 당장의 에너지 생산을 위해서 후대들의 생명에까지 위험을 초래해도 좋다는 발상은 무책임하다.
 
핵무기와 핵 발전에 인간의 얼굴을 대입해 보자. 그럴 때도 이런 무모하고 무책임한 논의가 가능하겠는가. 종종 매우 중요한 논의에서 인권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는 더 이상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박래군 뉴스토마토 편집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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