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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생활용품 기업 또 사모펀드 매각
"전문경영인체제 위해서"…'무책임' 지적도
2017-08-27 09:50:24 2017-08-27 09:50:48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국내 주방·생활용품 중견기업들이 또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해피콜이 골드만삭스PIA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지난해 팔렸고 지난주에는 락앤락(115390)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손에 들어갔다. 지난 25일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김준일 락앤락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63% 전량을 6300억원에 사들였다. 이로써 40년 만에 회사는 주인이 바뀌게 됐다. 락앤락 관계자는 "회장님이 몇 년 전부터 회사 경영권에 대해서 고민했다"며 "장고 끝에 2세 승계보다는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회사를 매각한 배경에는 건강 문제도 있다. 지난 2014년부터 건강이 크게 악화되기 시작했고 2015년 말에는 심혈관 시술까지 받았다. 부진한 중국 사업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몸에 무리가 온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건강이 크게 나빠졌던 이 시기부터 회장님이 향후 경영권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사모펀드에 매각된 해피콜 역시 이번 락앤락 매각과정과 닮아있다. 해피콜은 국내 주방용품 기업 가운데 매출액이 가장 큰 업계 1위 업체다. 창업주인 이현삼 전 해피콜 회장도 2세 승계 대신 회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이들 회사 매각에 대해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십년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까지 성장해온 토종 기업들이 하나 둘 외국계 사모펀드에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방용품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늘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경영자 입장에서는 갈수록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는 형국"이라면서도 "창업주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방식 등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을 텐데, 돌연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해 버리는 것이 다소 무책임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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