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블라인드 채용, 중소기업 확대는 숙제
제도개편 따른 비용 부담 커…정부 "개편보단 보완으로 컨설팅"
입력 : 2017-08-13 16:01:41 수정 : 2017-08-13 16:01:41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은 올해 공개채용에서 입사지원서의 사진·출신지역·가족관계·학력 항목을 삭제했고, 한국은행은 9월 예정된 5급 신입직원 채용 시 학력·출신학교·전공·학점·성별 등을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채용공고를 낸 한국철도공사도 입사지원서에 직무와 무관한 사항을 배제하고 응시자 전원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부여했다. 지금 공공부문에서 채용제도 개편은 그야말로 열풍이다.
 
블라인드 채용은 단순히 지원자의 ‘스펙’을 가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서류전형·면접 단계에서 ‘편견’이 작용할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능력 중심 채용’ 문화를 확산시키는 게 목표다. 민간부문도 이 같은 취지를 감안해 채용제도 개편이 한창이다. 동아쏘시오, SR 등은 선도적으로 입사지원서의 사진·학력·출신지역·가족관계 항목을 삭제했으며, 삼성·LG 등 대기업들은 이미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오디션·블라인드 면접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 단위까지 블라인드 채용을 확산시키는 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른다. 이력서에서 스펙 등을 삭제하려면 다른 평가 기준을 만들거나 채용 절차를 세분화해야 하는데 이는 곧 비용 증가로, 다시 채용제도 개편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진다.
 
실제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채용관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78.8%(408곳)는 여전히 입사지원서에 기재해야 하는 인적사항으로 가족관계를 두고 있었다. 주민등록번호와 키·몸무게를 요구하는 기업도 각각 16.2%, 13.7%나 됐다.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불필요한 인적사항 기재를 요구하는 비율이 높았다. 혈액형의 경우 1000인 이상에서는 기재를 요구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으나, 50~299인 기업 중에서는 10.2%, 300~999인 기업에서는 14.8%가 기재를 요구했다.
 
특히 ‘스펙 중심 채용’의 대안으로서 새로운 채용제도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지난해 확정·고시된 국가직무능력표준(NCS)도 모든 기업에 적용하기엔 아직까지 어려움이 있다. 이에 정부는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북을 마련해 배포하고, 기존 NCS를 활용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진실 산업인력공단 NCS 기획운영단장은 “우선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도록 하되, 채용제도 개편보단 되도록 많은 지원자가 필기시험이나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쪽으로 컨설팅을 지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서 진행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신입사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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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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