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기아차 통상임금 선고에 초긴장…소송기업 10곳 중 6곳 '신의칙'이 쟁점
입력 : 2017-08-10 18:23:01 수정 : 2017-08-10 18:30:15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의 1심 선고가 다가오면서 재계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이번 소송은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재판부마다 엇갈렸던 통상임금 판단 기준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의 1심 선고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내려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17일 선고기일을 정한다. 민주노총 기아차지부는 750%의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 발생한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노조 조합원 2만7458명이 2011년 10월 1차 집단소송을 냈고, 2014년 13명이 2차 소송을 냈다.
 
노조의 청구액은 7000여억원으로, 노조가 승소할 경우 생산직 노동자 1인당 3000만원 안팎의 연장·휴일·심야수당을 돌려받는다. 3년치 체불임금과 지연이자를 포함한 액수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장·휴일·야간근로시 통상임금의 50%가 가산된다. 교대근무를 하는 기아차 생산직의 통상시급은 1만713원(2013년 1월 기준)으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시급에 포함할 경우 1만8564원으로 인상된다. 노조는 통상시급이 7851원 인상된 만큼 연장·휴일·야간근로 수당을 재산정해 체불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노조가 승소할 경우 1조원 이상의 비용이 지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소송은 재판부의 '신의성실 원칙(신의칙)' 인정 여부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신의칙은 민법 2조 1항으로, 소송 관계자가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했다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서 신의칙 원칙을 도입했다. 신의칙 적용 요건이 되면 체불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한 신의칙 요건은 세 가지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노사 합의를 했거나 노사가 묵시적으로 합의한 경우다. 장기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고 임금협상을 한 경우에도 신의칙 적용 대상이다. 노조의 체불임금 청구로 기업이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할 경우에도 신의칙이 적용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1부는 이번 소송으로 기아차가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을 겪는지 여부와 함께 노사가 묵시적으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켰는지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2011년부터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합산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따라서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신의칙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경영계는 이번 판결이 통상임금을 진행 중인 다른 기업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통상임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35개 기업이 99건의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이다. 패소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총 비용은 8조3673억원에 달한다. 이중 23개 기업이 신의칙 적용 여부를 놓고 법원에서 다투고 있다. 특히 35개 기업 중 12곳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노사간 통상임금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신의칙 요건으로 인해 논란이 가중됐다는 입장이다. 최근 노조가 취합한 결과 신의칙을 두고 통상임금 소송을 벌인 18곳의 사업장 중 10곳은 신의칙이 적용돼 노조가 패소했다. 현대위아를 비롯해 8곳의 사업장에서는 신의칙이 적용되지 않았다. 노동계의 한 전문가는 "통상임금으로 인한 혼란은 법원 판결로 해결할 수 있지만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노사관계가 불안해진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법·제도 개선을 통해 통상임금의 기준과 범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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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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