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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엿새 카카오뱅크, '대출' 먹통현상 지속
트래픽 과다로 고객센터 통한 상담도 어려워
2017-08-01 15:42:01 2017-08-02 08:54:37
[뉴스토마토 양진영기자]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가 출범 엿새가 지나도록 트래픽 과다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대출사업 같은 핵심 부문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간 단축과 편리함을 주무기로 내세웠지만 수요자 예측을 못한 탓에 사실상 서비스 이용에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배가 되고 있는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앱을 통해 ‘비상금대출’, ‘마이너스 통장대출’, ‘신용대출’ 등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지만 신청 폭주로 이용이 거의 어려운 상황이다. 가입자들이 몰리며 잇따른 오류가 발생한 탓에 계좌 개설이 어려웠던 출범식 당시의 불편함이 다른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 대출 상품을 안내하며 대출신청 시간을 대폭 단축했었다. 최대 한도 300만원에 연 3.35% 금리의 비상금대출의 경우 평균 신청 시간을 ‘60초’로 안내했다. 업계 최대 한도금액인 1억5천만원의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의 대출 소요시간은 5분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앱에서 대출 신청하기를 선택하면 ‘현재 대출 신청자가 너무 많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안내 문구만 나온다. 빠르고 간편한 대출을 기대한 소비자 입장에서 답답할 수 밖에 없다. 박모(37)씨는 "자동차 수리를 위해 카카오뱅크를 통해 비상금 대출을 받으려고 했지만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 넘도록 다시 시도하라는 메시지만 반복돼 포기했다"며 "하루 종일 휴대폰만 바라보느니 은행에 가서 신청하는 게 속이 더 후련하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카카오톡 및 유선전화를 통한 고객상담 또한 문의량 폭주로 먹통인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고객센터는 카카오톡에서 문의 고객에게 상담 유형을 선택하게 한 후 자주 묻는 질문을 정리한 서비스 사이트로 안내하고 있을 뿐, 1 대1 상담은 어려운 실정이다. 유선을 통한 상담원 연결 또한 5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이같은 문제들은 모두 예상보다 수요가 몰린 탓에 발생한 일이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실명확인, 신용등급 조회 등 유관기관을 통한 확인이 필요한데, 신청자가 몰리며 유관기관의 서버 과부하가 일어나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100시간만에 100만계좌 개설을 달성하며 고객 끌기에 성공한 카카오뱅크가 고객유지를 위해 시스템 안정이 최우선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출범식 초기에도 트레픽 증가로 불편함이 발생해 서버를 증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러나 얼마 전 계좌 개설 100만좌을 돌파하는 등 이용자들이 늘어나다보니 트레픽이 몰려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센터의 경우 처음 170여명의 인원을 250명까지 늘렸지만 문의량이 많아 빠른 대응이 어렵다"며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빠르게 신규고객을 끌어모으며 고객들의 흥미를 얻는데는 성공다했고 본다. 그러나 빠른 시일 안에 카카오뱅크의 업무 창구인 앱을 통한 서비스가 안정화 되지 않는다면 그만큼 빠르게 흥미를 잃어 집토끼 고객을 만드는데 실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빠르고 간편한 서비스를 자랑했지만 트래픽 증가로 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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