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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임시배치, 환경영향평가해 재검토 가능”
국회 국방위, 북 미사일 현안보고…여야, 사드 임시배치 놓고 논쟁
2017-07-31 17:06:40 2017-07-31 17:06:40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여야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 도발에 대한 송영무 국방장관의 현안보고를 받았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임시배치 결정을 둘러싸고 논쟁을 펼쳤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소속 의원들은 “청와대가 28일 사드 배치 지역에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고 했다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 갑자기 사드 추가배치를 결정했다”면서 정부 결정이 오락가락한 것 아니냐고 날을 세우며 사드 전면배치를 주장했다.
 
이에 송 장관은 “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면배치) 건의를 드렸다. 그 조치를 하기 위해 임시배치를 하는 것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결정했다”며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임시배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임시배치는 절차적 정당성을 사전에 국민에 약속하고 주민들 안전을 보장하려는 것으로,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배치 여부를)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환경영향평가는 민주정부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며 “야권은 오락가락 한다고 비판하는데 눈앞에 놓인 안보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군 통수권자로서 융통성을 발휘한 것”이라고 정부를 옹호했다. 같은 당 우상호·이철희 의원도 사드 임시배치에 대한 소모적, 정략적 논쟁보다 북한 핵·미사일전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대책을 당부했다.
 
한편 송 장관은 북한의 현재 ICBM 능력에 대해 “재진입 시험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빠르다”며 “ICBM이 완성됐다고 해도 제일 마지막 부분에 핵을 탑재하는 것이 완성됐다, 혹은 안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북한이 동해상에서 ICBM을 시험 발사했을 때 우리 무기로 폭파할 수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는 “현 수준에서 폭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소위 ‘레드라인’의 구체적 기준에 대해선 “우리가 설정한 것은 아니고, 외교적 수사로서 미국에서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느냐는 기준에 따라 미국 언론에서 다룬 것이다. (북한이) 그 선을 넘기 전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목적에 대해선 미국과의 전면전보다는 핵을 갖고 있어야 자기 체제를 지킬 수 있다는 일종의 ‘환상’에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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