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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검사장 가뭄, 2년만에 해갈 되나"
조희진 검사장 이후 감감 무소식…김진숙·박계현·이영주 검사 물망
2017-07-12 03:00:00 2017-07-13 02:57:58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반년 가까이 적체됐던 검사장급 인사가 7월 말이나 8월 초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성 검사장이 탄생할지 여부에 초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여성검사장이 나온다면 2년 첫 여성 검사장인 조희진(사법연수원 19기) 의정부지검장이 검사장으로 진급한 지 2년만이다. 
 
왼쪽부터 김진숙 서울고검 검사·박계현 춘천지검 차장검사·이영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가나다 순)
 
이번 검사장 승진 대상자는 잠정적으로 사법연수원 22~24기이다. '법무부의 탈검찰화'로 검사장 보직이 줄어드는 데다가 남성 동기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여성 검사들의 검사장 승진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공직 내 성차별을 없앤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기조이고, 검찰 내 여성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에야 말로 여성 검사장이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이다.
 
유력한 검사장 승진 대상자는 김진숙 서울고검 검사(차장검사)와 박계현 춘천지검 차장검사, 이영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차장검사)이다. 이른바 '22기 여검사 트로이카’ 들이다. 사법연수원 22기 동기인 데다가 출신지역도 모두 서울이다. 남자 동기들과 비교했을 때에도 22기 중 선두 그룹에 속한다. 복수의 고위 검찰 관계자들은 “이들 가운데 어떤 인물이 검사장이 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만큼 검찰 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세명 모두 워낙 발군인 터라 각자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러 개씩 가지고 있다. 김 차장은 '특수부 여검사 1호' 검사다. 연세대 법대 출신으로, 1999년 광주지검 근무 당시 여성 검사로는 처음으로 특수부에 배치됐다. 당시 광주지방보훈청 공무원 상이등급 판정비리 사건과 중국산 옥돔을 제주산으로 둔갑시켜 유명 백화점에 대량으로 납품해 온 업자들을 무더기로 구속 기소했다. 2011년에는 서울중앙지검에 신설된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초대부장을 맡았다. 2015년 2월 전주지검 차장으로 부임한 것도 여성으로서는 김 차장이 처음이다. 이 때 146억원대 학교자금 비리사건인 ‘서해대학교 비리사건’ 수사를 지휘했으며, 이 때 기소한 이 대학교 이 모 전 이사장은 지난 1월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시원시원한 성격과 추진력, 합리적인 리더십, 꼼꼼한 수사지휘능력을 가지고 있어 선후배간 신망이 두텁다. 2007년 대검찰청 공보관으로 있을 때에는 연극 ‘백설공주 살인 미수사건’을 기획·연출해 검찰 송년행사에 올리기도 했다. 같은 시기 '드라마 비평 쓰는 검사'로도 화제를 모았다.
 
박 차장검사는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우리나라 대검 여성 대변인 1호 검사다. 검란이 몰아치던 2011년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언론과 검찰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매끄럽게 해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인천지검과 서울지검 서부지청에서 검사로 근무하다가 2002년 개업해 법무법인 세종에서 변호사 생활을 한 뒤 다시 검사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대전지검 검사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를 거쳐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부장검사로 일했다. 사법연수원 교수로 근무한 뒤 2010년 8월에는 대검 감찰2과장으로 활동했다. 2011년 9월 대검 대변인으로 임명됐으며, 2013년 서울고검 검사, 2015년 춘천지검 원주지청장을 거쳐 2016년 1월 춘천지검 차장검사가 됐다.
 
성품이 밝고 활달해 친화력이 강한 한편, 조직 장악능력이 뛰어나다. 최근 춘천지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면서는 강원도내 농관원 및 지자체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과 함께 부정식품사범 근절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역 내 검찰의 위상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대검 과장으로 임명된 첫 여성검사다. 초임시절 서울과 춘천, 수원 등 주요 지역에서 검사로 근무했으며, 2003년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을 역임했다. 사법연수원 교수로 재직한 뒤 2009년 대검 형사2과장을 맡아 일했으며, 2012년 수원지검 형사1부장 검사 시절에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파견돼 형사정책을 연구하기도 했다. 2014년 인천지검 부천지청에서 첫 차장검사를 역임한 뒤. 동기인 박 차장검사에 앞서 춘천지검 차장검사로 근무하다가 2016년 1월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으로 임명됐다. 부천지청 차장검사로 근무할 당시에는 여성신문이 주최한 ‘2015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성 구매자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제도(존스쿨 제도)를 도입하는 등 여성·아동 분야 전문가로 여성·아동 대상 범죄 척결에 기여한 공로가 평가를 받았다.
 
이 원장은 미성년과 여성보호와 관련된 여러 정책을 마련했다. 특히 형사입건된 미성년 자녀를 둔 보호자에게 올바른 자녀교육 방법을 제시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리더십과 합리적인 추진력으로 신망이 높다. 네 자녀를 키우면서도 모범적인 공직생활과 가정생활로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원로 고위 검찰 간부 출신 법조인은 "조 지검장이 우리나라 검찰 역사상 첫 여성 검사장이 된 뒤 최근에는 검찰총장 후보자로까지 추천됐다. 여검사들 중에서 검사장이 더 많이 나오고 고검장도 나와야 한다. 그런 것이 바로 안으로부터의 검찰개혁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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