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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난임 주원인 자궁내막증
30~40대 80% 이상 차지…늦은 출산 등 환자수 증가세
2017-06-21 06:00:00 2017-06-21 0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빨리지는 초경과 늦어지는 결혼, 출산,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는 여성이 늘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생리통과 골반통 같은 증상뿐만 아니라 난임의 원인이 된다. 30~40대 여성 환자비율이 전체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가임기 여성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내막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10만3404명으로 2012년(8만328명) 대비 29%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연령별로는 40대가 49%, 30대가 27%, 50대가 14%, 20대가 11% 순이었다.
 
자궁내막은 자궁의 가장 안쪽 공간을 이루는 층을 말한다. 생리는 자궁내막이 주기적인 호르몬 변화에 따라 증식했다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임신 과정 중 자궁내막은 배아가 자궁에 착상할 때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자궁내막이 생리혈의 역류로 인해 난소, 나팔관, 복막과 같은 자궁 바깥 공간에 붙어 자라는 것이 바로 자궁내막증이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짐에 따라 초경이 빨라지고 생리혈이 역류하는 시기가 빨라져 환자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들의 사회진출로 출산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 횟수가 줄어든 것도 요인이다. 임신에 따른 생리가 멈추는 기간이 줄거나 없어 생리혈이 역류하는 빈도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의 흔한 증상인 골반통증은 보통 생리통과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이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자궁내막증의 위험성이 높은 20~40대 여성들 대부분이 골반통이 있어도, 단순 생리통 쯤으로 여기고 간과하곤 한다. 더욱이 미혼이라면 증상은 있어도, 산부인과의 문을 두드리기란 쉽지 않다. 증상은 있지만 주위의 편견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궁내막증은 난소와 주변 장기가 붙는 골반 내 유착을 일으켜 나팔관의 원활한 운동을 방해해 난자와 정자의 수정 및 배아가 자궁 내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난임의 원인이 된다. 난임 여성 중 자궁내막증이 심한 경우 원인질환인 자궁내막증부터 치료하고 난 이후 치료 계획을 설정한다. 생리를 시작한 후 수년 간 통증이 없다가 갑자기 생리통이 발생하게 되면 자궁내막증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자궁내막증 치료의 원칙은 개개인의 상황에 따른 맞춤 치료다. 많은 경우에서 통증과 난임이 동반되거나, 통증을 조절한 후 추후 임신을 계획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환자의 자각증상의 정도, 추후 임신을 원하는지의 여부, 각각의 치료에 따른 부작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
 
주로 사용되는 치료는 호르몬치료와 수술적 치료다. 경우에 따라 다양한 보조생식술이 함께 시행될 수 있다. 수술은 주로 복강경 수술이 시행되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고 회복이 빠르며 통증도 덜하다. 최근에는 단일공 로봇수술장비를 통해 배꼽에 1개의 구멍으로만 수술을 하고 있어 기존 복강경에 비해 회복이 더욱 빠르고 수술 흉터도 보이지 않는다.
 
향후 임신할 계획이 있는 여성이 아닌 경우에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수술 후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를 억제해 자궁 밖에 존재하는 자궁내막증 병변을 소멸 혹은 위축 상태로 만드는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자궁내막증의 예방 및 조기치료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증상이 없을 때에도 한 번씩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심한 하복부 복통과 생리통 ▲배란기 통증 ▲복통과 함께 메스꺼움, 구토, 장 불쾌감 ▲특정한 자세로 움직일 때 골반통증 ▲생리 전후로 요통 ▲배변 또는 배뇨 시 통증 ▲지난 1년 동안 임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경험 ▲한번 이상의 유산 경험 ▲성교통 때문에 성관계 기피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병원ㅇ르 찾아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또한 자궁내막증은 생리와 관계가 깊기 때문에 자신의 생리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외에도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고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노력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류상우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교수는 "수술 후 임신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많이 하지만 수술을 통해 자궁내막증으로 유착된 조직을 제거하게 되면 난소기능이 정상인 난임여성의 경우 임신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난소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의 경우 환자의 난소기능평가를 하고 주치의와 진료 및 상담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우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도움말=강남차병원)
 
빨리지는 초경과 늦어지는 결혼, 출산,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자궁내막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자궁내막증을 방치하면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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