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아편전쟁부터 6.15. 남북공동선언까지
입력 : 2017-06-19 06:00:00 수정 : 2017-06-19 06:00:00
역사에서 6월은 새로운 국제질서를 준비하는 세력들의 충돌, 협상, 모색의 시기였다. 한반도는 여러 세력이 충돌하는 지점으로 항상 위기였지만 특히 6월은 위기와 변화의 시기였다. 근대적 의미의 위기가 시작된 것은 1839년의 아편전쟁이었고 지금은 사드 문제로 한반도가 휘청거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외교부, 통일부 장관 임명이 논란 속에 진행 중이다.
 
아편전쟁 이후 6월에 1871년 신미양요, 1926년 6.10 만세사건, 1950년 6.25 한국전쟁, 1965년 한일기본조약, 1987년 6월항쟁,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이 있었다. 모두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한 중요한 사건들이다. 특히, 아편전쟁은 중국·조선·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운명을 결정한 사건이다.
 
아편전쟁에서 6월이 중요한 것은 6월 3일부터 6월 25일까지 1425톤의 아편을 공개적으로 폐기했기 때문이다. 아편 폐기는 장관이었다고 한다. 당시 몰수된 아편의 시가는 당시 돈으로 1천500만달러로 추정된다. 현재 가격으로 어느 정도인지 계산도 안된다. 평지에 한 줄에 100상자씩 쌓아 올린다면 50평방미터의 면적에 높이가 100미터에 달한다.
 
폐기는 더욱 문제였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소각, 즉 태우는 것이다. 시험 삼아 기름을 부어 태워보니 타고남은 액체가 땅속에 스며들었고 그 흙을 파서 끓여보니 20-30%의 아편이 다시 만들어졌다. 태워도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금과 석회를 이용하여 폐기하기고 했다. 방법은 바다에 면한 수문을 닫고 반대쪽에 도랑으로 물을 인공연못에 끌어들여 대량의 소금을 투입한다, 아편은 넷으로 잘라 연못에 투입하여 반나절 정도 담아 두었다가 그 다음에 소석회 덩어리를 대량으로 투입한다. 이 때 화학변화가 일어나면서 연기를 내며 끓는 것처럼 보인다. 아편을 불태웠다고 오해하는 것은 이때 발생한 연기 때문이다. 이후 썰물 때 바다 쪽의 수문을 열고 아편을 녹인 물을 바다로 남김없이 흘려보냈다. 아편을 완전히 소멸시킨 것이다.
 
아편 폐기 소식은 영국에 전해졌다. 영국은 1840년 2월 영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위해 청나라 원정을 결정한다. 사실은 아편이라는 금제품과 아편을 거래한 범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제국주의적 질서를 중국과 동아시아에 강요하기 위한 전쟁 결정이었다. 의회의 군비지출안은 4월 표결에 부쳐졌다. 찬성 271표, 반대 262표. 아슬아슬한 표차다. 영국에서도 더러운 전쟁,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한 반대가 강했다. 하지만 전쟁은 시작되었고 1842년 남경조약으로 전쟁은 끝났다.
 
아편전쟁으로 동북아시아의 질서는 바뀌었다. 제국주의 질서가 동북아를 지배했고 한반도는 제국주의 질서의 시험장이 되었다. 한반도는 일제 식민지로 전락했다. 해방이 찾아왔지만 제국주의 질서는 분단으로 나타났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제국주의 질서 극복은 동북아시아 질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1926년의 6.10 만세사건은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반대였고 동북아 제국주의에 대한 반대였다. 해방 이후 제국주의 질서는 해체되지 못하고 냉전으로 이어졌다. 냉전은 비극적인 한국전쟁이 불러왔다. 한국전쟁은 북한의 도발로 시작된 내전이면서도 미소냉전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제국주의에 의하여 왜곡된 한일관계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로 정상화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졸속협상은 한일관계를 정상화했지만 제국주의 질서를 청산하지는 못했다. 한일양국 모두 제국주의 질서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한일기본조약은 지금도 한일위안부 문제, 과거사 문제 등의 미해결 문제를 남기고 있다.
 
1987년 6월항쟁,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 남북정상선언은 제국주의 질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주체적인 노력이었다. 1987년 6월항쟁은 4월 혁명이후 축적된 민주역량이 표현된 역사적 사건이며 2016년 촛불혁명의 원천이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은 제국주의적 시각이 아니 우리 주체의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시도였다.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제국주의 국제질서를 재설정하려고 하는 노력이었다. 이 방향은 지금도 유효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미국, 일본, 중국, 북한에 당당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아직 외교부, 통일부 장관은 임명되지 않았지만 외교의 기조는 정해졌다. 국민들은 당당한 외교에 큰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격동의 시기 6월에 문재인 정부의 당당한 외교가 제국주의 질서를 대신하여 평화와 인권에 근거한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기를 희망한다.
 
김인회 인하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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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오직 진실이 이끄는 대로…" 반갑습니다. 최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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