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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장시간 사용 눈건강 '위협'
안구건조증·조절장애 유발…청소년 시력저하 주범
2017-06-07 06:00:00 2017-06-07 0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영상단말기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안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영상단말기의 장시간 사용으로 유발되는 안질환으로는 근시진행의 악화, 조절장애, 사시로 인한 복시, 안구건조증, 황반변성을 꼽을 수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의 도움말로 현대인의 눈건강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VDT(Visual Display Terminal, 영상표시단말기) 증후군은 잦은 영상단말기의 사용으로 유발되는 현대인의 질환이다. 영상기기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반복작업으로 인해 시력저하 및 전자기파 관련 건강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는 잠자리에서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고질병으로 자리잡았다.
 
VDT 증후군은 근막통증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거북목 등 온몸에 걸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영상기기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눈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장시간 영상단말기 사용에 따른 안질환은 조절장애가 대표적이다. 조절장애는 컴퓨터, 스마트폰, 독서 등 근거리 작업을 장시간 지속할 경우 초점을 정확히 맺는 기능이 떨어져 눈이 피로해지고 시야가 점차 흐려지는 증상이다. 눈 속 근육들이 초점을 맞추기 위해 긴장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시야가 흐려지는 조절장애를 겪거나 심할 경우 두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처럼 조절장애는 VDT 작업 후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안구가 발달하는 시기인 9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조절장애가 진성 근시로 진행될 우려가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들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급성 내사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전남대병원 안과에서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사시 전문의들은 진료실에서 이러한 환자들과 종종 마주치고 있다.
 
안구건조증도 흔히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 수는 지난 2004년 97만 명에서 2014년 214만 명으로 최근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안구건조증은 장시간 단말기를 보면서 눈을 깜박이지 않으면 안구표면에 적절한 수분 유지가 이뤄지지 않게 되고 눈에 피로감을 유발해 이물감, 가려움, 눈부심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기 안구건조증상을 가볍게 여겨 방치할 경우 각막 염증 등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컴퓨터 및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불가피할 경우 중간중간 쉬어 가며 하는 것이 좋다. 그 밖에도 온찜질을 통해 눈 주변의 분비선을 자극해 건조증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안과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통해 눈의 기능을 되살려줘야 한다.
 
이와 함께 성장기에 장기간 근거리 작업을 반복하면 근시가 진행하면서 망막격자변성, 망막열공과 같은 주변부 망막변성이 생길 수 있으며, 이런 병변들은 망막박리로 진행하여 중대한 시력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도근시 환자의 경우는 중심시력에 중요한 시세포가 모여있는 황반부에 병변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근시성 황반변성이라 하고 갑작스런 시력저하, 변시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영상기기를 장시간 시청하면 노인성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블루라이트에 계속적으로 노출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블루라이트는 380~500nm의 짧은 파장을 갖는 가시광선의 일종으로 파장이 짧을수록 광자에너지가 늘어나며, 누적될 경우 망막 시세포에 실질적인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블루라이트는 일반적으로 태양광선, 형광등, LED 조명을 비롯해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 TV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서 발생하며 사물을 흐릿하게 만들거나 명암 대비감도를 저하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러한 블루라이트를 차단하기 위해 스마트폰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거나 유해 청색광을 차단시켜주는 기능성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있다.
 
VDT 증후군은 영상표시단말기를 사용하는 환경, 자세 등을 바꿔주지 않으면 치료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디지털 기기 사용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기본수칙을 지킴으로써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화면과 눈의 거리를 30cm 이상 유지하고, 화면을 적절한 눈높이에 뒀을 때 눈의 피로도 또한 줄어들게 된다. 눈과 수직이 되도록 화면 높이를 조정하고 화면은 중간 밝기로 설정하도록 한다. 1시간 이상 작업하면 10분 정도 쉬어주며 먼 곳을 응시하는 것이 좋다. 2시간 이상 영상단말기 사용은 가급적 피한다. 실내 온도는 18~24도, 습도는 40~70%를 유지하는 것이 눈건강에 좋다. 흔들리는 차량이나 보행 중에는 VDT 화면을 장시간 주시하지 말고 화면과 눈과의 거리는 40-70cm를 유지하는 게 좋다. 눈이 피로할 때 눈을 자주 깜박여주고 필요 시 인공눈물을 사용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형석교수는 "VDT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직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경우 시력저하 및 눈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부모님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VDT 증후군에 관련된 대표적인 안질환은 근시진행의 악화, 조절장애, 사시로 인한 복시, 안구건조증, 황반변성을 꼽을 수 있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경우 시력저하 및 눈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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