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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래연구원)"'J노믹스'의 4차 산업혁명, 일자리 창출"
대기업 아닌 중소기업 주도…여야 당리당략 넘어 협조해야
2017-05-31 06:00:00 2017-05-31 06:00:00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혁신적 경제 생태계 구축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인공지능이나 로봇 기술이 제조업에 본격 적용되면서 일자리 감소라는 사회적 문제가 수반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J노믹스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후보시절 공약 1순위로 제시하면서 오히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구체적 실행 계획을 보면 우선 대통력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핵심기술 분야를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벤처 창업을 조성하고 이들을 지원·양성함으로써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 생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보안 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 만큼 사이버 안보 분야 인력 양성 등 국가 안전체제 문제도 다루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J노믹스 실행을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첫째, 무엇보다도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새로운 정부가 출현할 때마다 수많은 위원회와 컨트롤 타워들이 있었다. 몇몇 위원회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위원회들은 홍보성 이벤트 개최에만 여념이 없었고, 부처 간의 협업도 미흡했다.
 
4차 산업위는 범국가적 차원의 아젠다를 설정하고 로드맵을 마련하는 한편 다수 부처가 관련되어 있는 새로운 정책과제를 통합조정하고, 개별 부처가 추진하기 어려운 규제개혁 추진 및 총괄조정을 수행하는 등 실질적 컨트롤 타워가 되어야 한다. 미래 제조업의 핵심 경쟁력인 스마트팩토리나 우리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성장산업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스마트팜 양성 정책에 있어서도 양적 확대만이 아닌 질적 성장을 위한 정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더불어 위원회의 구성은 전문가부터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일반국민까지 국민 대통합 취지를 살려 민·관 협동체계로 설립하기를 권장한다.
 
둘째, 입법 및 예산과정에서 국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빅데이터 네트워크 구축은 인공지능 학습에 기여하고 데이터 기반 사회의 근간을 이룬다고 하겠다. 현재 우리의 경우 빅데이터 수집에 정책적 노력이 집중된 나머지 빅데이터의 광범위한 활용 측면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빅데이터 활용 촉진을 위해서 개인정보 보호관련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를 개선하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기술적 보안대책을 확보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금까지 개인정보 활용보다는 보호에 치우쳐 있었다.
 
새 정부 수립을 맞이해 이러한 기존의 입장을 수정해 원만한 법안통과를 이루어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이 매우 긴요하다. 따라서 여야 각 당은 당리당략을 넘어서 미래먹거리산업을 육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예산심의과정의 대승적 협조를 기대한다. 물론 새 정부는 이전 불통정부의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 야당과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주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주도의 경제생태계 마련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자금과 정책금융 지원과 관련해 중복지원이나 재원의 낭비요인은 없는지, 재정자금과 정책금융의 지원 대상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구체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민간의 부동자금을 벤처기업 지원으로 끌어 들일 수 있도록 엔젤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기술집약적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기존의 기술금융체계를 보다 발전시키는 한편, 자본시장의 역할이 보다 강화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활성화에만 정책이 지나치게 편중 지원될 우려가 있다. 창업활성화와 더불어 성장, 회수, 재기지원 등 일련의 과정에 정책적 관심이 균형을 이루기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4월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진행된 ‘문재인의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경제비전 선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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