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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첫 국제행사 'AIIB총회', 한중관계 '분수령'
내달 16∼18일 제주서 개최…단절된 경제외교 전환점 기대
2017-05-17 16:47:37 2017-05-17 16:53:31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사드문제'로 고조됐던 한중관계가 문재인정부 출범 후 얼마나 개선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이 한국기업에 대한 보복조치를 서서히 줄이고 있고, 이해찬 중국특사의 베이징 출국이 예정돼 있는 등 냉랭한 한중관계가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어 내달 제주에서 열리는 첫 'AIIB 제주총회'가 양국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6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제주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회가 열린다. 이는 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국제행사로 77개 회원국의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고위관료들과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밖에도 국내외 금융·기업인, 시민사회 단체, 내외신 기자 등 2000여명이 제주에 모인다.
 
AIIB는 아시아 전역의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작년 1월 공식 출범한 AIIB는 지난 1년간 57개 창립회원국들과 함께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타지키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아제르바이잔, 오만 등 7개 국가의 9개 인프라사업을 승인했으며 투자규모는 총 17억달러에 이른다.
 
올해 총회는 중국 외부에서 열리는 첫 행사로 작년 6월 북경에서 1차 총회가 개최된 바 있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여부다.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제행사인 만큼 직접 나선다면 한중 관계의 화해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통 연차총회를 개최하는 주최국에서는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는 편으로 2015년 부산에서 열린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때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며 "올해 행사에도 주최국인 만큼 개막식에 모시려고 해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중국의 태도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해빙모드가 감지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 대통령 취임후 축하전화를 걸어온데 이어 지난 15일 일대일로(一帶一路)정상포럼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을 면담했다. 또 오는 18일부터는 이해찬 중국특사가 베이징으로 파견돼 대중 외교를 시작한다.
 
특히 AIIB 연차총회에서 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와 중국 재무장관과의 양자회담이 이뤄진다면 경제외교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사드문제로 한중간 갈등이 지속되면 우리나라의 경제손실이 명목 GDP의 약 0.5%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중국은 0.01%수준에 그쳐 갈등이 지속되면 한국이 불리하다.
 
사드문제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의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양자 면담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지난 3월 17~18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양자 면담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또 지난 5월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샤오제 재정부장을 만나지 못했다. 중국이 회의를 이틀 앞두고 장관이 아닌 차관을 참석시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총회에서 새로 임명될 경제부총리와의 양자 면담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단 중국 대표단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회원국 대표들이 재무장관인 만큼 회원국들 간 차원에서 면담은 이뤄질 수 있다"며 "작년의 경우 유일호 부총리는 중국의 장가오리 국무원 부총리와 러우 지웨이 재무장관과 양자면담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정부가 들어오면서 단절됐던 정부의 대화가 시작되고 있어 관계개선 조짐 분위기가 보인다"며 "중국 입장에서는 일대일로나 AIIB의 성공이 꼭 필요하므로 정부는AIIB를 매개로 한 양국 간 협력강화를 통해 얼어붙었던 한중관계를 녹일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 화해 국면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으로부터 걸려온 대통령 당선 축하 전화를 받고 있다. 최근 중국은 한국기업에 대한 보복조치를 서서히 줄이고 있는 등 냉랭한 한중관계가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어 내달 제주에서 열리는 첫 'AIIB 제주총회'가 양국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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