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해법을 마련하자며 새 정부에 대화를 제안했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를 거치면서 경색된 노정 관계가 문재인정부 들어 급변하는 기류다. 앞서 대선과정에서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 체결에 이어 민주노총이 대화를 제의하면서 문재인정부의 노동정책도 한층 탄력을 얻게 됐다.
민주노총은 11일 "불평등, 양극화 해소가 문재인정부의 첫 번째 국정과제가 돼야 하는 만큼 노정 대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촛불 민심으로 출범한 새 정부에서 10년 이상 쌓였던 노동 의제를 얘기한다면 상당한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민주노총은 이전 정부에도 대화를 제의했지만 성사되지는 못했다.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고, 문 대통령이 노동계를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밝히고 있는 만큼 성사 가능성은 높다. 민주당 노동위원회 관계자 또한 "대화 제안이 오면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 기류대로라면 민주노총이 1999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를 탈퇴한 지 18년 만에 정부와의 대화가 재개된다. 참여정부 때 두 차례 대화를 나눈 적은 있지만 실무협의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민주노총은 노정 대화에서 다룰 4가지 의제를 선정했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비롯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 ▲노조할 권리와 노동3권 보장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정책이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제외하고 문 대통령이 모두 공약으로 약속했던 사안들이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경제계의 극심한 반대로 실현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644만명(2016년 통계청 기준)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상시 지속업무는 정규직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기업이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사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성기업 등 현대차 부품사에서 벌어진 노조 탄압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하청업체 노사 교섭에 대한 원청업체의 책임 강화도 요구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에 노동3권을 보장하는 내용도 있다.
앞서 한국노총도 대선과정에서 당시 문 후보와 12개 정책 과제에 대한 이행 협약을 체결했다. 비정규직 사용 사유를 제한하고, 국민의 안전업무에 비정규직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도 협약에 담겼다.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대규모 산업구조 조정이 발생할 경우 노사정이 논의하는 컨트롤타워 설립도 포함됐다. 문 대통령의 한국노총 방문도 예상된다. 강훈중 대변인은 "대통령이 방문한다면 노총과 체결한 12개 과제에 대한 이행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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