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지점 80%를 폐쇄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고 밝힌 이후 노조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씨티은행은 이번 구조조정을 두고 금융 환경 변화에 따른 '디지털화'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는 사측이 사실상의 인력감축에 단행하고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씨티은행노조는 16일 씨티은행 사측과 벌인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쟁의조정 신청을 하고 결과가 나오면 즉시 태업·파업 등의 쟁의행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는 쟁의행위와는 별개로 이번주 내로 국회 정무위 위원들을 만나 씨티은행 노사 관계의 심각성을 알리고,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협상에서 노조는 '100개 이상의 영업점 유지'를 요구했다. 시중은행의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려면 적어도 전국에 100개 이상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긋다가 지난 13일엔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며 "영업점을 100개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쟁의조정 신청 결과가 나오는 2주후쯤 단체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씨티은행은 서울 다동 본점에서 전 행원을 대상으로 '직무설명회(Job Fair)'를 열고, 총 영업점 133개 중 80%인 101개를 폐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영업점 32개만 남겨두겠다는 것이다.
남은 32개 점포 중 기업금융센터(6곳)를 제외한 나머지는 자산관리 업무 위주인 WM센터, 여신영업센터등으로 전환하고, 기존 영업점 형태 지점은 서울·수도권을 위주로 26곳만 남길 계획이다.
씨티은행의 계획대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폐점되는 곳에 근무했던 은행원 중 상당수는 '고객가치센터', '고객집중센터'라는 이름의 조직으로 재배치되거나 기존 허브센터로 이동해야 한다.
101개의 점포가 없어지면서 약800명의 직원이 현재 자리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직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점 대형화 전략으로 점포를 통합하는 것"이라며 "95% 이상이 비대면 거래를 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 선제적으로 맞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씨티은행 노조는 점포 폐쇄후 해당 직원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점포 폐점 이후 기존 영업점 직원들을 콜센터와 비슷한 비대면 채널 부서로 배치하면 업무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지방영업점 직원들이 서울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이주 등의 지원 계획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점포폐점으로 지방 고객들이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는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현 시점에서 씨티은행 노사 문제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익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은행이 나름의 전략으로 점포 통합을 한다는 것인데, 그걸 두고 우리가 왈가왈부 하기 어렵다"라며 "내부통제 기능 강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은행장들에게 인력감축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금융사고를 경계하라고 교육을 해 놓은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영업점 통합 방안을 발표한 이후 노조와 내홍을 겪고 있다. 한 시민이 씨티은행 본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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