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누가 나를 기소해"…롯데 총수일가 혐의 부인
신 총괄회장 "무슨 재판이냐" 질문…법원 '부인' 간주
입력 : 2017-03-20 17:30:29 수정 : 2017-03-20 17:30:29
[뉴스토마토 홍연기자] 경영 비리로 기소된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첫 재판에 모두 출석해 혐의를 부인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도 36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상동) 심리로 20일 열린 롯데 오너 일가에 대한 1차 공판에는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씨 등이 모두 법정에 나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이 기소요지를 설명하는 도중인 2시25분쯤 신 총괄회장은 법정에 휠체어를 타고 들어왔다. 재판장이 이름, 생년월일과 주소 등을 확인하는 인정 신문을 하자 “무슨 재판하는 건데?”라고 물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 중인 것을 아느냐”라는 질문에 명확히 답을 하지 못했고, 재판 진행 도중 신 회장에게 ‘누가 나를 기소했냐’ ‘여기 있는 사람들이 누구냐’를 물었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원활한 재판이 이뤄지지 못할 것을 예상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정리하고 재판을 분리해 별도로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신 총괄회장은 법정 밖으로 나가는 도중 ‘할 말이 있다’는 의사를 보여 다시 발언 기회를 얻었다. 재판부 쪽으로 돌아와 “롯데는 내가 만들고 100% 주식을 가진회사인데 어떻게 기소하냐. 누가 기소했냐. 책임자가 누구냐”며 오른손에 쥐고 있던 지팡이를 던졌다.
 
이날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변호인은 “신 총괄회장은 보시다시피 고령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앉은 지 오래됐다”며 “정책본부에 잘 검토해 시행하라고 지시하고 독려한 사실이 있으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이 그룹 계열사에 일일이 관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신 총괄회장은 2000년 이후 자신이 소유한 계열사 주식 3617억원을 계열사에 무상으로 지급했다”며 “사사로운 이익을 얻고자 주식가치를 부풀려 매각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잘 살펴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해서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이사로 선임된 뒤 보수가 지급됐는데, 총체적으로 횡령이라고 문제 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련 증거가 임직원들의 진술밖에 없는데, 신빙성을 포함한 증거가치 판단에서 재판부가 명철히 진실을 가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신동빈 회장의 변호인은 공짜 급여 혐의에 대해선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가족 급여를 직접 결정했다”며 “자신도 급여 액수를 통보받는 입장에서 다른 급여 지급과 관련해 한 일이 없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계열사 부당지원에 대해서도 “인터넷은행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씨의 변호인도 “서씨는 영화관 매점 사업을 임대받은 유원실업의 주주에 불과하다”며 배임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신 이사장 측도 “시작부터 종료에 이르는 전 과정은 신 총괄회장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고, 신 이사장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그룹의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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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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