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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콧대꺾인 '설화수·후'…면세점 적립 재개
3개월만에 적립금 정책 원점으로
2017-03-20 14:11:28 2017-03-20 14:11:28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인기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와 '후'가 최근 석달여만에 면세점 적립금 사용 정책을 변경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설화수는 이달 16일부터, LG생활건강(051900)의 후는 지난달 24일부터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한화갤러리아면세점 등의 적립금 사용을 재개했다.
 
작년 12월1일부터 적립과 사용을 금지하던 일반 적립금을 최대 30%까지 쓸 수 있도록 했으며 기본 적립금(2%)도 기존 즉시결제·적립 제외에서 허용으로 방침을 변경했다.
 
작년 말 기습적으로 인터넷 면세점에서 적립금과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정책을 변경한 이후 약 석달만에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소비자 혜택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며 LG생건 관계자는 "유통사의 지속적인 요청에 협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와 연관짓고 있다. 두 브랜드 모두 유커의 사랑을 등에 업고 나란히 매출 1조를 돌파했던 만큼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가 매출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와 설화수는 2015년 루이비통과 샤넬을 누르고 면세점 브랜드 매출 1위와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면세점을 찾는 손님이 급감하면서 최근에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실제로 이날 찾은 한 서울시내 면세점에서는 설화수와 후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6~7명에 불과했다. 과거 수십명의 고객이 길게 줄을 섰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고객들의 줄을 유도하던 안내선도 현재는 모두 사라졌다.
 
면세점 매출이 실종될 경우 이들 브랜드에 전체 매출의 3분의1 이상의 의존하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에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설화수는 아모레퍼시픽 전체 매출의 34%를, 후는 LG생건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 서울시내 면세점의 '후'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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