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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선거 전 연대 안 돼" vs 손학규 "미리 연립정권 구상해야"
국민의당 첫 방송토론서 격론…북한과 대화·한미동맹 중요성 공감
2017-03-18 11:38:59 2017-03-18 11:38:59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 대선주자 첫 방송 토론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연대’ 여부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은 선거 전 연대를 통해 미리 연정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안 전 대표는 선거 전 연대에 반대 의사를 피력하며 선거 이후 각 정당과의 협치를 통해 정국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KBS 토론회에서 국민의당이 대선에서 바른정당 등 다른 정치세력과 연대 논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안 전 대표는 “원래 정당이 따로따로 존재하는 이유는 그 정당을 지지하는 분들께 우리의 생각을 밝히고 동의를 얻어 선거를 통해 평가받는 것”이라며 “선거 결과가 나오면 승리한 정당을 중심으로 다른 당과 소통하며 협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이른바 ‘자강론’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선거연대는) 스스로 힘을 빼는 일이다. 스스로 믿음이 없는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믿어달라고 하는가”라며 “국회의원 숫자가 많은 당이면 국정을 잘 이끌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150석을 가진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깨진 신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에서 어떻게 하면 다른 정당들과 훨씬 더 열린 자세로 함께 국정을 이끌어갈 것인지가 모든 당의 공통과제지만 선거 후에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은 대선 전 연대론으로 맞섰다. 손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39석이다. 중도 통합, 그리고 개혁적인 보수, 합리적 보수, 이런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대통령 후보여야 한다”면서 “결국 내가 대통령이 돼서 당신들도 우리 정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약속을 하고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전에 개헌이 안 되겠지만 ‘대통령이 되면 개헌을 이렇게 하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미리 연립정권과 개혁통합정권을 만들어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부의장은 “안 전 대표가 자강을 주장하는데 이를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느냐”면서 “자강은 구호다. 연합과 연대를 국민의당 중심으로 하자는 것이다. 함께 하겠다고 온다는데 막을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세 후보는 대북제재 중 대화는 필요하다는 데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굳건한 한미동맹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나타냈다. 안 전 대표는 “지금 제재와 병행해서 물밑접촉을 통해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손 전 대표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대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해야될 일”이라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북한이 섣부른 장난을 할 수 없도록 사전의 경고조치를 위해서라도, 또 김정은을 설득하기 위해서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도 대화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위안부 협정에 대해서도 세 후보가 모두 한 목소리로 재협상과 추가협상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방송 토론에서는 일반 시민들이 각 후보에게 직접 질문을 하며 후보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먼저 손 전 대표는 자신에게 작은 당적 변경과 정계은퇴 번복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처칠 수상도 당적을 여러번 옮겼지만 결국 수상이 돼서 개혁을 이뤘다”며 “저는 당적을 옮겼지만 소신을 바꾼 적은 없다. 한나라당에 있었으면 소신을 바꿨어야 했을 것이고, (패권세력이 지배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온 것은 당적을 바꾼게 아니다”고 답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이후 청년층 지지가 떠났다는 지적에 대해 “5년 전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청년과 소통하고 아픔을 함께했지만 지난 5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청년과 대화나 소통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청춘콘서트처럼 청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 됐지만, 지금은 청년의 감정이 상실감에서 분노로 바뀌었기 때문에 실제로 (청년실업 등에 대한)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왼쪽부터)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박주선 국회 부의장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후보 경선토론 시작 전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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