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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드 보복 조치에 속타는 지방공항
중국여객 비중 96% 절대적…"성수기 코앞인데" 한숨만
2017-03-06 18:17:48 2017-03-06 18:17:48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항공을 포함한 관련 업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여객 의존도가 높은 지방공항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6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국내 지방 공항 가운데 중국 여객 비중이 높은 청주와 제주, 무안 등은 마땅한 대안 없이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전체 여객 가운데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입국자의 대폭 감소가 예상되지만, 손 쓸 방도가 없어 하늘만 바라보며 푸념하는 기류다. 이들 세 곳에서 중국 여객이 차지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전체의 80~96%에 이른다. 빈약한 지방 공항 수요를 단거리 단체 관광객이 메워줬다.  
 
자료/한국공항공사
 
청주공항은 지난 2014년 무비자 환승 공항으로 지정된 후 중국 여객이 대폭 증가하면서 지난해 중소 규모 지방 공항 최초로 연간 여객 250만명을 돌파했다. 대구공항 역시 중국 노선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5배 늘어난 수요를 끌어모으며 유커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한국관광 상품 판매금지 등 사드 배치 보복에 노골적으로 나서면서 높은 중국 여객 비중이 양날의 검이 되는 모양새다. 예정된 단체 관광 취소는 물론, 향후 문의마저 뚝 끊기며 지방 공항으로 몰려들던 중국 여객이 급감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여객 비중이 가장 높은 청주공항은 지난 1월 중국 여객이 전년 동월 대비 19.6% 감소한 2만8424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구공항과 제주공항 역시 중국 여객수가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며 증가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이 한국관광상품 판매 금지 등 노골적으로 사드 배치 보복에 나서며 중국 여객 의존도가 높은 국내 지방공항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가을 제주도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로 붐비는 제주공항.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단체 중국 여객을 통해 창출되던 공항이용료 등 항공 수익의 급감이 현실로 다가왔으며, 봄철 여행 성수기도 중국 여객 감소로 타격이 불가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노선 조절 등을 통해 탄력적 대응이 가능한 항공사와 달리, 공항은 능동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전무하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신규 노선을 취항하거나 증편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으로 수요를 유치할 수 있지만, 항공사들이 감편에 나서고 있는 중국 노선의 경우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당분간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갈등 국면이 해소되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항공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탄력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국발 단체 예약 취소 추이에 따라 해당 노선 공급을 줄이고 한국발 수요 및 중국발 개인 및 비즈니스 수요를 늘리는 등 탄력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
 
지난해 국내 주요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을 보인 곳은 아시아나항공(020560)(19.5%)이었다. 이어 대한항공(003490) 13%, 진에어 12%, 이스타항공 11%, 제주항공(089590) 10% 등 순이었다.
 
국내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전체 수요 감소로 긴장감은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의 경우 자국 항공사를 이용해 한국을 찾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타격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이용 항공사와 관계 없이 결국 공항을 통해 입국해야 되는 만큼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지방 공항의 피해가 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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