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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기업·지자체가 함께 모여 반부패 서약한다
UNGC, ‘FPC 반부패 서약 선포식 및 민간협력포럼’ 24일 개최
공공영역의 부패 및 민간영역의 낮은 윤리의식이 국가경쟁력 하락 초래
2017-02-20 08:00:00 2017-02-20 08:00: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기업 부패 문제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사회책임(CSR) 이행을 위해 활동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 유엔 글로벌콤팩트가 반부패 서약 선포식을 개최한다. 최근 국제투명성기구(TI)의 조사에서도 한국 사회의 만연한 부패와 공공 및 민간기업의 낮은 청렴수준이 드러난 바 있어 지난해 9월 발효된 김영란법에도 불구하고 반부패 드라이브가 더 강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2017 FPC 반부패 서약 선포식 개최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는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서울 등 전국 7개 광역자치단체 및 지역상공회의소 관계자, 기업 대표들과 함께 ‘2017 페어 플레이어 클럽(FPC) 반부패 서약 선포식 및 민간협력포럼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가 후원하고 ()글로벌경쟁력강화포럼이 주관한다.
 
유엔글로벌콤팩트가 주최하는 FPC 반부패 서약 선포식은 세계은행과 지멘스 청렴이니셔티브(Siemens Integrity Initiative)가 후원하는 전 세계 24개 반부패 프로젝트 중 하나로, 공정하고 깨끗한 시장 환경 및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정부와 기업의 공동노력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서약식은 반부패 증진을 위한 민관협력 프로젝트 ‘FPC’ 2차년도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준법·윤리경영을 다짐하는 기업 및 기관 대표와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페어 플레이 원칙에 서약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FPC2015년부터 3년 간 1(산업), 2(지역), 3(국가) 특성을 살린 반부패 교육, 조사연구, 인식 제고 활동을 통해 투명윤리경영 문화 확산 운동을 전개했다. 2016218일에는 산업 분야에 해당하는 1차 서약식이 진행됐다.
 
오는 24일에 열리는 2FPC 서약식에는 서약 기업과 함께, 기업들이 반부패 인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광주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대전광역시 인천광역시 등 전국 주요 광역지자체 지역상의가 참석해 부패방지를 위한 민관협력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서약식에는 국무조정실 오균 정부 합동 부패척결추진단장,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한국지멘스 김종갑 대표이사 회장이 축사를 통해 반부패 경영 문화 확산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국제상공회의소(ICC)의 요한 르 프하페 기업책임 & 반부패위원회부위원장, 국제투명성기구(TI) 입테카르 자만 본부 이사, 국민권익위원회 박경호 부위원장이 특별 강연에 나선다.
 
이은경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팀장은 작년 한 해 동안 전국 7대 도시 지자체 및 지역상의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하여 지방 소재 기업들에게도 준법윤리경영 및 반부패 이행의 중요성을 전파할 수 있었다이번 페어 플레이서약이 국내 기업들의 부패 위험 및 기회를 최소화하고 준법윤리경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말했다.
 
한국의 부패 인식지수 전세계 52위
 
한국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패와 공공기업 및 민간기업의 낮은 청렴수준으로 인해 FPC와 같은 반부패 활동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제적인 반부패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Corruption Perceptions Index)는 공공부문의 부패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2016년 한국의 CPI 점수는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176개 조사대상 국가 중에서 역대 최저 순위인 52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5단계 하락한 순위이며, 한국은 35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가운데서는 29위를 차지해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순위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이 점수가 충격적인 이유는 '최순실 국정농단' 및 탄핵 사태 이전까지, 201411월부터 20169월 사이 자료로 측정된 평가결과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다음번 평가 결과는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가 50점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에 있는 국제기관인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평가 중 2016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38개국 중 26위를 기록했다. 이는 200711위에서 15위 하락한 성적이다. 국가경쟁력평가 세부항목 중 공공부문의 청렴수준을 나타내는 항목인 비정상적인 지급 및 뇌물201546위에서 201652위로, ‘공공자금의 전용66위에서 69위로 하락했으며, ‘정부 정책결정의 투명성123위에서 115위로 순위 상승이 있어 국가경제력 순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가경쟁력 평가기관인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서 2016년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가경쟁력 평가 세부 항목 중 민간부문의 청렴수준을 나타내는 회계투명성61위로 조사대상 61개 국가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이어 기업윤리 실천 정도58,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60위에 해당하는 등 기업의 부패정도와 윤리의식을 나타내는 주요 항목들이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16IMD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보고서에서 민간영역의 낮은 윤리의식 및 투명성 저하가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업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민간부문의 윤리경영 및 기업시스템 개선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들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국제사회에서 OECD 뇌물 방지협약, UN 반부패협약, G20 반부패 행동계획 등 부패방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진행해온 것처럼,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이슈에 관심을 갖고 사회책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부패를 예방하고 청렴도를 높일 것을 촉구하는 활동 및 협약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김영란법' 시행 계기로 청렴성 개선될까
 
2016928일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이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영란법은 지난해 7월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합헌결정을 받아, 2011년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제안한지 6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이로써 공직사회와 민간기업 저변에서 금품수수, 부정청탁이 엄격히 금지되며 적용대상은 국회, 법원, 감사원,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학교, 언론사를 포함해 4만여 곳이 넘는다. 부정청탁을 인허가·인사·수사·계약 등 14개 유형으로 제한해 법망의 틈새를 남겼다는 등의 한계가 지적되지만, 만연한 접대문화에 제재를 가하고 사회의 청렴성과 책임성을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엔 글로벌콤팩트는 ‘2017 FPC 반부패 서약 선포식 및 민간협력포럼 보도자료를 통해 부정청탁금지법 발효에 따른 반부패 청렴 증진 활동 및 준법윤리경영 확산 차원에서 반부패 국제포럼 및 반부패 서약식을 개최한다고 밝혀, 김영란법의 제정·시행과 같은 취지의 행사임을 분명히 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외식업체와 화훼업체의 수입이 감소해 경제성장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반론도 나왔으나 한국개발연구원은 정반대의 내용을 보고서로 발간했다. 2009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 <사회적 청렴과 국가경쟁력 간 연관성 분석·연구>에 따르면, 국가의 청렴도가 높을수록 국가경쟁력과 국가브랜드가치가 높아진다. “국가경쟁력 차이의 대부분은 청렴을 포함한 법과 제도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는 결론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부패는 그 자체가 그 나라의 제도 조건이 나쁘다는 징후라고 부패가 경제성장에 나쁜 이유를 밝혔다. 법적·경제적 제도가 부패를 막고 청렴도를 제고하지 못한다면 성장이 지체된다. 또 부패는 투자와 인적자본의 감소를 야기하기에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부패한 국가는 사회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인도가 하락해 투자수익률을 감소시키며, 공직의 매력을 과도하게 증가시키기도 한다.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240여 회원 활동
 
2000년 발족된 유엔글로벌콤팩트는(UNGC)인권 노동규칙 환경 반부패의 4개 부분의 10대 원칙을 세계 기업 경영에 내재화하고, MDGs(새천년개발목표)SDGs(지속가능개발목표) 등과 같은 유엔개발목표 달성을 위해 활동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1999년 세계경제포럼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통해 세계 경제의 지속 균형 발전을 이루자는 취지로 발의한 후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유엔 글로벌콤팩트에는 전 세계 160개 이상의 국가에서 12000여개의 회원(이중 기업 회원은 8000여개)이 참가하고 있다. 2007년 창립한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에는 LG전자, 현대건설, KT, 우리은행 등 국내 240여개의 회원(228개 기업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CJ대한통운, SK건설 등이 새롭게 가입했다.
 
유엔 글로벌콤팩트의 임홍재 부회장 겸 사무총장은 유엔글로벌콤팩트의 활동은 10대 원칙 안에서 이뤄지고 원칙과 방향은 SDGs, 환경협약, 반부패협약 등 세계적 합의가 이뤄진 기준들이 토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크고 작은 세미나와 워크숍을 열고 각종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지속가능성 이슈에 관한 세계 동향 및 정보를 공유한다. ‘2017 FPC 반부패 서약 선포식 및 민간협력포럼또한 같은 맥락의 행사이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 ‘유엔 글로벌콤팩트’가 반부패 서약 선포식을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 2015년 6월 유엔본부에서 열렸던 유엔 글로벌콤팩트 15주년 행사. 사진/신화 뉴시스
박예람 KSRN기자
편집 KSRN집행위원회(www.ksr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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