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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로 연기했다지만…지상파 UHD 본방 '불안불안'
장비·시스템 불안에 콘텐츠 수급도 과제…유럽식에서 미국식으로 표준도 변경
2017-02-15 17:26:46 2017-02-15 17:26:46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지상파 UHD(초고화질) 본방송은 장비 수급과 안정적인 송출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지상파 3사는 UHD 방송에 필요한 송출·제작·편집 등 주요 장비들을 아직 완전히 구비하지 못했다. 그나마 SBS와 MBC는 일부 장비를 들여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 방송을 내보내기에는 부족하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UHD 장비를 테스트 중이지만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며 "부실한 상태에서 UHD 방송을 시작할 수 없어 검증기간을 요청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상태가 더 심각하다. 공사의 특성상 방송통신위원회 허가가 있어야 장비 발주가 가능해 장비 도입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타사보다 출발이 많이 늦었다. 방통위가 15일 열린 제7차 위원회에서 지상파 UHD 본방송 시점을 5월31일로 수정한 것도 KBS의 장비 도입이 4월 중으로는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도입 후 한 달간의 테스트 기간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지상파 3사는 오는 28일부터 UHD 시험방송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이 또한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상황이다. 시스템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28일부터는 신호를 송출할 예정이나 도저히 '본방송'이라고 하기 어려워 '시험'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장비가 불안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수신 단절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S가 자체 UHD 실험 방송을 하는 모습. 사진/한국방송협회
 
TV 제조사들은 이달부터 다음달 초 사이에 미국식 UHD 표준 방식을 도입한 UHD TV를 내놓는다. 당초 정부는 지상파 UHD 방송 표준을 유럽식(DVB-T2)으로 했다가, 지난해 미국식(ATSC 3.0)으로 변경했다. 이에 제조사들은 올해부터 미국식 표준을 적용한 TV를 선보이고 있다. LG전자(066570)는 UHD 콘텐츠 암호화 기능을 내장한 '슈퍼울트라TV'를 지난 12일 출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부터 출시되는 UHD TV는 미국식 표준을 따르고 콘텐츠 암호화 기능을 탑재했다"며 "지상파 UHD 본방송 개시에 맞춰 시청자들이 UHD 방송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단, UHD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안테나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나 빌라 등에 거주한다면 별도의 UHD 수신 안테나를 구매해야 한다. 지상파와 제조사들은 안테나를 TV에 내장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를 벌였지만 TV에 넣지 않고 별도로 판매하기로 했다. 제조사들은 이제껏 안테나를 TV에 내장한 전례가 없으며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삼성전자(005930)도 미국식 UHD 표준을 적용한 TV 신제품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출시할 전망이다.
 
UHD 콘텐츠 수급도 과제다. 환경이 갖춰졌어도 이를 충족할 콘텐츠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방송사들은 우선 다큐멘터리나 스포츠 중계 등 향상된 화질을 더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UHD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UHD 전용 콘텐츠 제작비용이 기존 프로그램에 비해 높아 비용 부담이 커졌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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