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공포에 화훼업계 대목 실종
졸업·입학 시즌인데…막연한 공포에 꽃선물도 발길 '뚝'
2017-02-12 16:57:07 2017-02-12 17:01:16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졸업과 입학에, 벨런타인데이 등 꽃 소비가 늘어나는 2월 손님맞이로 분주해야 할 화훼업계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이후 화환과 난 등 선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사회적으로 번진 탓이다. 
 
12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화훼공판장. 주말을 맞아 입구에서부터 '졸업·입학식 꽃다발 예약판매' 현수막을 걸고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었지만, 정작 공판장 내부는 한산했다. 공판장을 찾은 10여명의 손님들 역시 집에 놓을 화분을 구매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김영란법의 여파였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화훼공판장이 졸업시즌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사진/뉴스토마토
 
화훼업계 중에서도 가장 타격이 큰 상품은 화환과 난이었다. 공판장 모퉁이에서 화분과 모종을 취급하는 상인 이모씨는 "김영란법 적용 이후 다른 제품 대비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면서 한 달 전부터 난은 아예 접었다"며 "팔아도 열 중 여덟아홉은 다시 돌아오더라"고 토로했다. 대신 "그나마 가정용 화분이나 모종 정도가 예년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인들이 직접 손님들에게 김영란법을 소개하는 일도 잦아졌다. 직원들도 김영란법을 숙지하고 손님들을 안심시키기에 바쁘다. 난을 주로 취급하는 김모씨는 "하도 손님들이 불안해하니 매장 입구에 김영란법 기준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부착했다"며 "선물용으로 나가는 난의 경우 김영란법을 어기지 않는 선물이라는 의미의 '안심화(花)' 라벨을 함께 붙여 보낸다"고 설명했다.  
 
안내문에는 '꽃선물 주고 받아도 OK'라는 문구와 함께 하단에는 난, 꽃바구니, 경조 화환을 주고받을시 김영란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담겨져 있었다. 또 라벨에는 '직무 관련자 5만원 이하 허용', '직무 관련 없는 자 5만원 초과 허용'이라는 김영란법 기준이 적혀 있었다.
 
화훼공판장 직원이 화훼소비를 권장하는 안내문을 보여주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생화 역시 난, 화환 못지않은 피해 상품이다. 꽃바구니, 꽃다발 등을 제작·판매하는 안모씨는 "졸업·입학식 꽃다발은 대부분 학생들에게 주는 것이라 타격이 덜하지만, 선생님 선물용은 피해가 크다"며 "예전에는 학부모운영위원회에서 선생님 선물용으로 꽃 바구니를 많이 구매했었는데 올해에는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졸업식의 경우 졸업과 함께 직무 관련성이 없어져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줘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손님들에게 이를 설명해줘도 다들 불안해한다"며 "스승의날이 더 걱정"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영란법 소관부처인 국민권익위윈회는 졸업식 선물과 관련 "성적평가 등이 종료된 후 열리는 졸업식 날에 사교·의례 목적으로 제공되는 3만원 이하의 음식물, 5만원 이하의 선물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화훼업계는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유권해석을 활발히 홍보해주길 바라는 입장이다. 현재 권익위 홈페이지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졸업과 관련 문의글이 이어졌지만 지난 7일 일부 문의에만 답글이 달린 상황이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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