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당겨쓰고 빌려쓰고'…관행으로 굳어진 '비정상 재정운용'
조기집행 예산 5% 이상 미집행…'국채발행' 추경편성 불씨 남는 악순환
2017-02-06 18:01:15 2017-02-06 18:01:15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국가재정운용이 예산의 조기집행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라는, '당겨쓰고, 빌려쓰는' 방식으로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기조적 경기둔화에 맞서기 위한 방책이지만 국가채무 확대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정부는 지난해 2017년도 예산배정계획을 확정하며 올해 예산의 3분의 2 이상을 상반기에 쓰기로 했다. 경기 하방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1분기 123조4059억원(36.3%), 2분기 107조5085억원(31.7%), 3분기 66조3353억원(19.5%), 4분기 42조4118억원(12.5%)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재정조기집행은 2002년 이후 최근 15년간 2003년과 2006년을 제외한 전 기간에 걸쳐 실시됐다. 재정조기집행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2003~2008년 평균 54.3%에서 2009~2016년 평균 60.3%로 상승했다.
 
조기투입된 예산은 경기부양효과가 큰 건설·토목, 일자리 창출 사업 등으로 흘러갔지만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지난해 예정처가 재정지출(재화 및 용역 예산)이 1조원 증가할 때 나타나는 재정승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 예산에서는 당해연도 GDP가 8000억원, 취업자수는 1만2700만명 증가하지만 2017년 예산안에서는 각각 5600억원, 8300만명 증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경제개방의 확대, 국채를 통한 재원조달, 사회간접자본(SOC) 보급률 상승 등이 꼽힌다.
 
예산의 조기집행은 '상저하고' 경기 구조가 예상될 때 상반기 경기 부양을 통해 경기변동의 진폭을 줄이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실제 집행까지 이어지지 않거나 재고부담을 야기하는 부정적 측면도 적지 않다.
 
예정처의 2010~2015년 상반기 조기집행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0년을 제외한 모든 기간에서 조기집행 계획예산의 5% 이상이 미집행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재정조기집행은 자연스럽게 하반기 경기대응 여력을 줄이면서 대규모 국채발행을 동반하는 추경편성으로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추경은 2%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2013년, 2015년, 2016년 등 총 3차례 편성됐다.
 
경기침체에 따른 세입결손 보전 목적으로 이뤄진 2013년, 2015년 추경으로 각각 15조8000억원, 9조6000억원의 추가적인 국고채 발행이 이뤄졌고, 2010~2016년 연평균 적자성채무 증가율이 10%대 초반으로 상승했다.
 
적자성채무 증가는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졌다. 2011년 420조5000억원이던 국가채무는 2014년 533조2000억원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국가채무 증가속도는 이후 더 빨라져 2016년 600조원을 넘어섰고, 2018년 700조원 돌파가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정 조기집행률 추이. 자료/국회예산정책처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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