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작년 7월 4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친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사고 이후 정부는 대형 화물차와 버스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하겠다며 서둘러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국회의 주요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국민 안전 확보 사업도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애초 올해부터 본격화하기로 예정됐던 버스·대형 화물차 차로이탈경고장치 장착 사업은 사실상 올해 시행이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관련 법안이 '국정농단 사태'에 묻히면서 정부의 최종 예산 편성 이후 뒤늦게 통과됐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 관련 예산 반영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국토부는 작년 8월 '사업용 차량 교통안전 대책'의 세부 실천 계획을 통해 기존 운행차량에 전방충돌경고기능(FWCS) 등을 포함한 차로이탈경고장치(LDWS)를 장착하는 '첨단안전장치 장착 시범사업' 실시 방안을 발표했다. 화물공제조합 측 자금 50억원을 투입해 2016년 차량 1만5000대에 장치를 우선 도입해 효과를 확인하고, 올해 정부 예산으로 전국의 나머지 약 15만대 차량에 대한 장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차량 1대당 평균 50만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 차량 장착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사업비가 총 75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의 40%(각각 300억원)를 투입하며, 차주(사업체)는 20%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교통안전법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국 혼란 속 관련 법 심의가 늦어지면서 올해 예산에 포함되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회에 예산안 제출 이전 법안 통과 무산으로 예산 확보가 불가능했다"며 "내년부터나 추진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한번에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은 감안, 내년과 2019년 각각 150억원의 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말 마무리 예정이었던 시범사업 역시 늦춰지고 있다. 국토부는 총 3개 단체와 시범사업을 추진했지만 1개 단체에서 업체 선정이 늦어지면서 지연된 것이다.
국토부는 "이달 말에는 시범사업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예창섭 국토부 교통안전복지과장은 "K고속 등 이미 첨단안전장치를 장착한 업체에서 효율성이 입증돼 빠르게 전 차량 대상 장착을 추진 중"이라며 "추경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7월 발생한 봉평터널 추돌사고 모습. 정부는 대형 화물차 및 버스 사고 방지책을 마련해 올해 전 차량 대상 첨단안전장치 장착을 계획했지만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늦춰지면서 안전 확보 방안도 내년에나 본궤도에 오를 예정이다. 사진/뉴시스·강원지방경찰청
한편, 국토부는 이와 병행해 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공사 등과 함께 '첨단경고장치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등 장기적인 안전 확보 방안을 시행 중이다.
작년 9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사업용화물차와 군부대 대형차량 160여대를 선정해 첨단경고장치 시범장착을 통해 관련 데이터 수집 후 장기 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성권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안전처 부장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운행 데이터를 수집해 사고감소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사례가 없었던 장치 부착 차량에 대한 최초 사례 수집을 통해 장기적인 안전 확보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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