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조기 대통령선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이번 설 민심이 향후 대선 판도를 가르는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설 밥상머리 민심’에서 어느 후보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향후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설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주요 대선 주자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민심 현장을 방문하거나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설을 앞두고 민심 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반 전 총장 등은 아직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고 있다. 이 시장과 남 지사는 각각 23일과 2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 레이스를 시작했다.
문재인, 이틀 연속 안보행보
먼저 문 전 대표는 25일 강원도를 방문했다. 강원도 지역은 대구·경북(TK)과 함께 문 전 대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꼽힌다. 문 전 대표는 최문순 강원지사와 회동, 지역 주민 간담회,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공사 현장 점검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대회 준비 차질을 걱정하는 지역 민심을 다독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참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평화올림픽이라는 점이 부각되면 동계올림픽 성공에도 도움이 되고 남북 간 꽉 막힌 관계를 풀 수 있다”면서 “대선국면에서 우리가 좀 더 자주 강원도를 방문해 동계올림픽을 성공시킬 비전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후에는 전방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격려했다. 전날 싱크탱크 ‘국민성장 정책공간’ 주최로 외교안보 정책 간담회를 개최한 것에 이어 이틀 연속 안보행보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설 연휴 기간에는 공식 일정은 잡지 않고 경남 양산 자택에서 정국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설 연휴 기간 '빅텐트' 가시화 관심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주최한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정치권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자신의 대권 행보를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 패권이 다른 패권으로 넘어가는 악순환이 아닌 참다운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 23명이 자리를 함께했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언제든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반 전 총장과 함께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할 인물들로 평가된다.
반 전 총장은 아울러 이날 오후에는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아직 설 명절 일정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고향에 내려가 어머님과 명절을 함께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 연휴를 기회로 제3지대 ‘빅텐트’ 형성을 위해 어떤 정치인을 만날지 정치권의 관심이 높다. 반 전 총장이 설 이후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휴 기간 ‘빅텐트’ 형성을 위해 제3지대 인사들과의 접촉이 예상된다.
이재명, SNS 강점 살린 민생행보 주력
지난 23일 소년 시절 일했던 시계공장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했던 이 시장은 이날 청년 열정페이에 이어 워킹맘 피해사례 수집에 나서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라는 이미지 강화에 나섰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 ‘워킹맘 직장 내 차별도 작살내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부조리하다고 생각되는 워킹맘 차별 사례를 무엇이든지 알려주면 전부 읽고 확인해 대책을 세우겠다”며 “열정을 구실로 청년 노동력 착취 행태를 뿌리 뽑고, 아이 낳고 키우며 지속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시장의 이 같은 행보는 ‘SNS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다른 경쟁후보들보다 SNS에 강한 자신의 강점을 살린 민생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 이미지 강화 효과 역시 기대된다. 아울러 이 시장은 설 연휴 기간 성남시내 복지시설 방문,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방문,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합동차례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안철수, 당내 스킨십 강화하고 '강철수' 강조
안 전 대표는 이날 당 고문단 오찬을 갖고 당내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대권 도전을 위해 당내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안 전 대표의 의중이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후보는 재벌개혁과 미래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못할 것”이라며 “국민의당 후보는 가능하다. 국민들은 더 나은 정권교체, 나라를 살리는 정권교체를 하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과거 청산 그리고 미래 대비에 대해 우리 국민의당 후보가 선택 받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강조하고 있는 ‘강철수’(강한 안철수) 이미지 강화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후에는 당 지도부와 함께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군 관계자로부터 대비태세와 주요 작전계획, 한·미 주요 현안 등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최근 불안한 안보를 고려해 안보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설 연휴 기간 안 전 대표는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일대에서 인사를 돌고 용산역에서 귀성객 대상으로 설 인사에 나설 예정이다.
남경필, 대선 출마 공식 선언 '민생 현장' 방점
남 지사는 설 연휴 직전인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설 연휴 ‘밥상머리 민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남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에서 “이제 특권사화로 향해가는 구체제를 청산해 낡은 ‘올드’를 밀어내고, 미래를 향한 ‘뉴’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를 비롯해 26일 유승민 의원도 대선 출마를 예고하고 있어 이들의 경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향후 원희룡 제주지사까지 대선 경선에 뛰어들 경우 3파전이 예상된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 첫 대선 후보에 걸맞게 설 연휴 일정을 빠르게 확정짓고, 민심을 얻기 위해 현장으로 파고들 계획이다. 설 연휴 일정도 대부분 현장 방문에 맞춰졌다. 남 지사는 오는 27일 고병원성 조류독감(AI) 거점소속시설 현장방문을 하고, 29일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살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이들의 고통을 위로할 계획이다.
유력 대선주자들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오른쪽 위), 이재명 성남시장(왼쪽 아래),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오른쪽 아래)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최용민·이성휘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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