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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두 아들에 기업 맡길 것"… 약값 압박에 헬스케어 급락
지난해 7월 이후 첫 기자회견
북한 핵 등 한국 관련 내용 없어
2017-01-12 04:13:41 2017-01-12 04:13:41
[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사업을 두 아들에게 승계한다. 대통력직 수행 기간 회사 운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자동차 업계에 이어 제약사를 압박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사업은 두 아들, 도널드와 에릭이 운영할 것"이라면서 가업 승계를 공식화했다. 
 
그는 "아들들과 사업에 대해 상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에 대한 통제권을 아들들에게 완전하게 넘기는 서류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재산은 약 87억달러로 그가 소유하거나 지분을 가진 빌딩 만 42개에 달한다. 부동산 사업이 주력이며 호텔과 골프장, 카지노 등을 운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AP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최근 멕시코 투자 계획을 철회한 자동차 기업들에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대해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자동차 기업들을 압박했다. 
 
트럼프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 기업들은 잇따라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최근 미국 내 10억달러 투자와 2000명 고용을 약속했다. 앞서 포드는 16억달러를 들여 멕시코에 소형차 생산 공장을 세우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대신 미국 미시간 주에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를 생산하는 7억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일본 도요타도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제너럴모터스(GM)도 포드·피아트크라이슬러를 따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최근 GM이 멕시코에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서 세금 없이 판매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자동차에 이억 제약 회사들도 트럼프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이날 "제약회사들이 (약값 책정 등에 있어서) 제멋대로다"라며 "약값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당선 이전에도 "약값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비싼 약값에 대해 비판했지만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판의 강도는 강하지 않았다. 
 
헬스케어 업종은 급락했다. 나스닥의 생명공학 상장지수펀드(ETF)가 4% 가량 하락했다. 화이자와 존슨앤존슨은 각각 2%, 1% 이상 급락했다. 감염성 질병 치료법 개발업체 질리드 사이언시스 주가도 2% 넘게 빠졌다. 
 
트럼프는 이날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 사업에 대해서도 다시 언급했다.  그가 "F35를 보다 싼 가격에 구입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제작사 록히드마틴 주가는 1% 넘게 하락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문제는 해킹을 통한 러시아의 대선 개입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가 대선 해킹의 배후였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가 미국을 해킹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 뿐 아니라 중국 등 다른 여러나라도 해킹을 한다"며 "러시아와는 이슬람국가(ISIS)와의 싸움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를 좋아한다면 그것은 부채가 아닌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중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선거래소(CBOE)의 VIX 지수가 6% 넘게 올르며 시장의 불안을 대변했다. 
 
북한 핵이나 한국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인의 사생활 등 약점을 쥐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며 공격했다. 
 
그는 "러시아와 어떤 거래나 협상 등이 없다"며 "정적들이 가짜 뉴스로 내 승리를 하찮게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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