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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이야기)바다의 수퍼푸드 해조류
윤나영 국립수산과학원 식품위생가공과 박사
2017-01-06 08:00:00 2017-01-09 15:53:06
추운 겨울이 오면 육상의 나무들은 잎이 떨어져 황량한 나뭇가지 상태이거나, 꽁꽁 언 흙속에서 봄이 오기를 바라는 씨앗들이 숨어버리지만, 겨울을 해조류의 계절이라고도 할 정도로 다양한 바다 식물 즉 '해조류'는 성장이 왕성해져 무성한 군락을 이루곤 한다.
윤나영 국립수산과학원 박사
 
육지 식물은 봄이 되면 꽃을 피우고 꽃잎이 떨어지면 그 자리에 열매가 자라 가을이 되면 결실을 맺듯이, 바다 식물은 바닷물에 몸()을 맡긴 채 쉽게 흔들리는 모양으로 살아간다. 따뜻한 여름이 오면 온 몸()을 녹여가며 씨앗을 만들어 물속에서 흘러 다니다가 찬바람이 불면 뿌리를 내려 성장 한다.
 
이러한 해조류를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즐겨먹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김·미역·다시마··파래·매생이 등 30여 종에 이른다.
 
해조류는 빛과 수온 등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는데, 물속에서 살아가는 깊이와 생태조건에 따라 색소가 다르다. 그래서 해조류를 홍조류, 갈조류, 녹조류로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깊은 수심에서 자라면서 홍색을 띄는 김이나 우뭇가사리 등의 홍조류, 중간 수심대에 자라면서 갈색을 띄는 미역, 다시마와 같은 갈조류와 바닷가의 얕은 수심에서 서식하는 녹색을 띄는 파래류 등의 녹조류가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김은 대표적인 홍조류이다. 김은 전 세계에 50여종이 서식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남해안·서해안에 10여종이 서식하며 10월에서 2월까지가 제철이다.
 
1장이 달걀 2개와 맞먹는다고 할 정도로 다량의 단백질이 함유돼 있고 트레오닌·발린·류신·이소류신·라이신·메티오닌·페닐알라닌·트립토판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 아연, 비타민 A, B, C가 풍부하다.
 
예부터 정월대보름에 밥을 김에 싸서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는 속설에 있는데, 이는 김에 비타민 A가 많이 함유돼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생일날이면 으레 미역국이 연상될 정도로 미역은 우리 민족에게는 친숙한 음식이다.
 
미역은 갈조류의 대표 주자로 겨울부터 봄까지가 제철이다. 산모가 미역국을 먹는 관습은 당나라대 서견(徐堅, 659~729)초학기라는 문헌에 '고래가 새끼를 낳고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미역을 뜯어먹고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 사람들이 산후의 임산부에게 미역을 먹인다'는 기록이 있어 아주 오래전부터 출산 후에 미역국을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미역을 산후 조리에 먹는 이유는 미역에 다량 함유돼 있는 요오드·칼륨·칼슘·철분이 출산 시 소모됐던 영양소를 보충해 회복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역은 '겨울철에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좋다'는 말이 있다. 추위는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과 관계가 있는데, 미역의 요오드 성분이 티록신을 합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녹조류 대표인 파래는 바닷가 주변 바위에 초록색을 띠는 것으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해조류이다.
 
파래는 창자파래·납작파래·잎파래·가시파래·격자파래 등 종류가 다양하고, 12월에서 2월까지 추운시기에 나는 파래가 맛있다. 파래는 김과 미역과 마찬가지로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고이며,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변비와 정장작용에 도움이 된다.
 
해조류는 장수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해조류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해조류를 먹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암과 갑상선 질환, 대사증후군 등의 질병 발생 빈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해조류는 특유의 맛뿐만 아니라 단백질·탄수화물·비타민과 칼슘·마그네슘·요오드··아연 등 필수 영양소가 풍부해 영양학적 우수성이 알려져 있다.
 
해조류는 체내 콜레스테롤과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항산화, 항염증 효능과 비만·고혈압·당뇨 등의 대사증후군과 치매,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약리 효능은 해조류에 함유돼 있는 알긴산, 푸코이단과 같은 다당류 성분과 플로로탄닌과 같은 폴리페놀 성분의 작용에 의해서 나타난다.
 
최근 우리나라 해조류 양식기술이 발달하면서 연간 해조류 생산량이 약 100만톤에 이르고,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해조류 소비량은 14.7kg(2010)으로 세계에서 해조류를 가장 많이 먹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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