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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나앉을 판…올해도 전셋값 4천만원 급등
서울선 2년새 1억원 넘게 올라…반전세 늘며 서민 주거비 부담 더 커져
2016-12-22 15:51:06 2016-12-22 15:51:06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 지난해 2월 경기 남양주시 지금동 전용면적 63㎡ 한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간 김 모(36·남)씨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6000만원 올려달라는 통지를 받았다. 서울에 직장을 둔 김씨는 맞벌이지만 전세자금 대출 이자와 생활비에 지출 하느라 결국 2년 동안 돈을 모으지 못해 인근 진접이나 마석에서 조금이라도 싼 새 전셋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직장 출퇴근 시간은 10~20분 정도 더 걸리지만 어쩔 수 없이 이동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입자들의 시름은 여전했다. 평범한 월급쟁이 생활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전셋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일부 세입자들은 전세자금 인상분을 마련하지 못해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에 거주하게 되면서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졌다.
 
내년 역시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가 이어지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전셋값 오름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입자들의 전세난으로 인한 피눈물은 멈출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11월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억66만원으로 처음으로 3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2억7109만원과 비교하면 약 3000만원, 10.9%나 급등했다.
 
지난해 18.0%, 4127만원이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다소 줄었지만 웬만한 월급쟁이의 평균 연봉과 맞먹는 가격이 올랐다. 전세 재계약 주기인 2년 전과 비교하면 7100만원 정도가 오른 셈이다.
 
서울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작년 12월 3억7800만원 수준이던 평균 전세가격은 올해 4억1947만원으로 11.0% 오르며 4억원대를 돌파했다. 작년 5936만원, 올해 4147만원이 오르며 2년간 무려 1억원이 넘게 상승했다.
 
전셋값이 올해도 크게 오르면서 서울은 4억원, 수도권은 3억원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은 외곽으로 내몰리고 있고, 반전세가 늘며 매달 주거비 부담은 더 커졌다. 사진/뉴시스
 
이에 일부 세입자들은 급격히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일부를 월세로 내는 반전세로 임차 유형을 변경하고 있다. 보증금 마련을 위한 전세자금대출 이자에 매달 내야하는 월세로 인해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울시 월세 거래 5444건 중 반전세는 2606건으로 47.9%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4939건 중 2455건으로 49.7%, 이달 역시 21일 기준 3314건 중 1650건으로 49.8%로 높아지며 50%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내년 역시 상승폭은 다소 둔화될 수 있겠지만 수도권 전셋값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주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재건축 단지 중 이주 및 철거 전 단계인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계획 단계에 있는 단지는 39개 단지에 이른다.
 
내년 매매시장 가격 조정국면 진입 전망도 임차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집값 하락은 결국 전셋값 하락을 이끌겠지만 당장 수개월 내 재계약을 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오른 가격을 그대로 지불할 수 밖에 없다"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이 줄어들면서 임차시장에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신도시 주변에서는 전셋값 하락세가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은 더이상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이 없어 전세물건이 내년에도 귀해질 것"이라면서도 "2017년과 2018년 연이어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경기권 신도시 주변 전셋값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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