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눈돌리는 정수기 렌탈사업, 성공조건은?
국가별 지정학적 특성과 종교 문화 등 리스크도 커
2016-12-21 06:00:00 2016-12-21 06:00:00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주요 정수기업체들의 글로벌 공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렌탈사업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렌탈사업은 한번 고객으로 유치하면 지속적으로 수익이 창출할 수 있고, 동시에 계정고객은 다른 제품의 잠재적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다만 국가별 지정학적 특성을 비롯해 인종, 종교, 문화 등 신중하게 고려할 변수들이 많은만큼 섣부른 도전은 실패로 이어질 위험성도 상존한다.
 
코웨이와 쿠쿠전자의 경우 렌탈사업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실제로 이들은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렌탈사업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레이시아에 수출된 한국 정수기 제품은 전년동기 대비 83.6% 늘어났다. 진출 기업별로 코웨이의 경우 2006년 5월 현지법인을 설립해 정수기 렌탈사업에 나섰고, 지난해 매출 3억3600만링깃(약 978억원), 올 상반기 34만계정을 달성했다. 쿠쿠전자 역시 지난해 초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올해 누적매출 1900만달러(1~11월 기간, 약 222억원)를 돌파했다. 
 
코웨이는 현재 미국법인을 통한 현지 렌탈사업 강화에도 나선 상황이다. 중국과 태국도 법인을 갖추고 있는만큼 향후 렌탈사업을 언제든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쿠쿠전자의 경우 말레이시아 주변국인 싱가포르와 브루나이로 거래선을 넓혀 브랜드를 론칭한다.
 
코웨이가 지난 9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 법인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사진/코웨이
 
반면 청호나이스, SK매직, LG전자는 글로벌 렌탈사업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정수기업체들이 렌탈시장의 안착과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던 점을 미뤄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같은 사업방식을 취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현지 인력 운용 등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렌탈방식이 적합한 국가를 물색하는 일은 마치 인류가 옮겨 살 새로운 지구를 찾는것과 비슷한 일"이라며 "투자비용 대비 성공가능성이 그리 높지않은, 리스크가 큰 사업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렌탈방식이 글로벌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현지 금융인프라가 꼽힌다. 매달 렌탈 비용을 납부해야 하는데 일일히 현금을 수령하러 다니기 어려운만큼 신용카드 및 이체가 원활하게 가능한 금융인프라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 진출했던 한 정수기업체는 고객들의 잦은 렌탈비 체납으로 채무가 증가한 사례도 있다.
 
이와함께 제품관리를 위한 가정방문에 익숙한 문화를 갖춰야 한다. 미국과 같이 개인주의가 강하고 총기소지가 가능한 국가의 경우 가정방문에 위험이 따른다. 무슬림 역시 외부사람의 가정방문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지정학적 걸림돌도 넘어서야한다. 인구밀도가 낮은 국가의 경우 직접 가정방문보다는 우편을 통해 교체 부품을 전달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석회물질이 많아 필터교체주기가 잦은 점도 부담해야할 부분이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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