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 연일 수백억 뭉칫돈 이탈
자산운용업계 비상 걸려…"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2016-12-13 16:34:38 2016-12-13 16:34:38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자산운용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채권시장이 '금리 급등' 우려로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연일 수백억원대의 환매 물량이 쏟아지면서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일 기준 219개 국내 채권형펀드의 총 설정액은 19조5432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 사이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2조467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결과다. 환매 속도는 지난달부터 가속화했다. 지난 한 달 채권형펀드에서 1조5119억원의 자금이 줄어든 것으로 이날 하루 동안에만 873억원의 펀드환매가 이뤄졌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같은 기간 3251억원(5.8%)이 감소했다. 지난달 말 기준 채권형ETF 순자산가치 총액은 5조3169억원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이에 대한 동조화 현상으로 국내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시점과 맞물린다. 전문가들은 채권형펀드의 환매 압력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8년간 지속됐던 채권랠리가 끝났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처로 여겨졌던 채권형펀드의 시대도 막을 내릴 것이란 진단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가 4년 만에 90조원 밑으로 내려앉은 것도 채권투자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7월 106조원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잔액은 지난 8일 기준 89조1000억원까지 줄었다. 
 
글로벌 채권형펀드에서도 자금 이탈은 지속됐다. 트럼프 당선 이후 선진국에서는 서유럽과 북미펀드를 중심으로 4주 연속 순유출, 약 57억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고 신흥국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3주 연속 순유출(30억 달러)을 보였다. 반면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로는 8주 누적 기준 총 613억 달러가 순유입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트럼프 당선 이후 선진국, 신흥국 할 것 없이 채권형펀드에서 모두 자금이탈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자금은 대부분 단기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나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는 모습"이라며 "국내 채권시장의 경우 채권시장안정펀드로 다소 안정세를 찾는 듯 했으나 다시 글로벌 트렌드가 반영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채금리와 동조해 국내 채권금리가 단기급등한 이후에 횡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채금리의 추가상승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돼 자금이탈은 좀 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일부자금을 주식 등의 위험자산으로 옮기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고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개인들의 경우에는 시중의 중위험·중수익 펀드 가운데 새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 대한 과도한 우려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채권시장에 대한 투심 붕괴는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글로벌 고령화와 보호무역주의 등을 감안하면 아직 저성장 추세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채권금리는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다시 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자산운용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채권시장이 '금리 급등' 우려로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연일 수백억원대의 환매 물량이 쏟아지면서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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