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정용기 "새누리당 해체하고 가치 중심의 정당 만들어야 한다"
새누리 공채 1기 출신…"박 대통령 탄핵, 부끄럽고 죄송하다"
2016-12-12 11:17:43 2016-12-12 11:17:43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지난 1990년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 대통령,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총재 등의 3당 합당 선언으로 거대보수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탄생한다. 현 새누리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 거대보수 여당이 지금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민자당 사무처 당직자 공채 1기로 정치에 입문한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은 강하게 당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만큼 새누리당이 국민과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자신의 청춘이 녹아 있는 당을 해체하라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교만함을 들었다. 새누리당이 교만해 국민들의 경고를 무시했고 결국 분당을 거론해야 되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물 중심의 정당에서 가치 중심의 정당, 즉 보수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새로운 정당이 나와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뜻을 받들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말을 아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한 정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소회는 어떤가.
같은 당 소속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다는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 일단 국민들에게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국민들의 뜻을 받들었다는 의미도 분명히 있다. 앞으로 당의 앞길이 아주 험난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암흑의 길로 들어서는 상황이나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특히 계파 간 갈등과 관련해서 당을 망친 사람들이 책임질 생각 전혀 없고 다른 사람들한테 나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자당 공채 1기 당직자 출신으로서 현 새누리당의 상황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새누리당은 친박당도 비박당도 아닌 애국 당원의 것이다. 자랑스러운 현대사의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역사적으로 뭉쳐 만들어낸 당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게 친박 비박으로 갈라져서 이렇게 싸우게 됐는지 이래서는 안 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은 ‘오더정치’, ‘오더투표’ 이것에 의해서 완전히 묵살됐다. 새누리당은 4·13총선으로 국민이 한번 경고를 줬는데 그 경고를 제대로 못 받아들였고 전당대회 때도 정신을 못 차리고 교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 교만함의 결과가 지금 이런 완전한 파국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정현 대표와 지도부 사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일차적인 출발점은 책임정치가 되어야 한다. 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진작 사퇴했어야 한다. 첫 출발부터 저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지도부였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해산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 당의 이름을 바꾸는 리모델링이 아닌 완전히 해산하고 리빌딩 해야 된다. 이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비대위는 정당법상의 청산절차를 밟아가야 한다. 그것을 현 지도부가 한다면 국민들한테 무슨 공감을 불러일으키겠나. 비대위 중심으로 해산하고 이후 국가운영 체계에 대한 뜻이 같은 보수 세력이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부터 다시 시작해야 된다. 이제 더 이상 인물 중심이 아니라, 가치 중심으로 다시 보수정치권을 재편해야 된다. 일단 몇 명이 되던 원내교섭 단체를 구성해서 시작하면 나중에 당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개헌은 시기적으로 다음 대선 전에 개헌을 하는 것과 현실적으로 다음 대선 이후에 하는 것의 문제라고 본다. 바람직한 것은 개헌을 하고 대선을 치르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이 아니라, 정말로 새 시대를 여는 그런 개헌이 돼서 새로운 7공화국을 여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임기 단축까지 포함한 권력 분산형 개헌 공약을 제시하는 등 대선 후보들이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국민들이 판단 할 것이다. 내용은 권력 분산형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개헌을 주장하거나 반대하는 정치권 인사들의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는 시각도 있다.
5년 단임제 하에서 권력을 잡아서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고 싶은 세력들이 있고, 강성 친박 못지않게 정치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모면하고 정치적으로 회생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헌 문제를 접근하는 세력도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헌은 추진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는 분들이 많아졌다. 적어도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이미 이런 일이 있기 전부터 3분의 2가 개헌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다. 꼭 정치적인 계산만을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국가운영시스템, 특히 권력 구조에 문제가 많다는 것에 국민의 대표자가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을 만든 소위 비박계 인물들의 책임은 없다고 보는가.
사람의 속까지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는가. 당시 박근혜 후보가 가지고 있었던 여러 결함들을 몰랐던 것인데 당시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 과정에 참여한 정치인들도 몰랐고, 당원도 몰랐고, 국민들도 몰랐다. 전부 다 박근혜 대통령이 깨끗하게 잘할 줄만 알았다. 그것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묻자면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보수 전체를 다 궤멸시켜야 되는데 그건 아니다. 대신 집권하고 나서 나라를 망치는 쪽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소위 말하는 자리를 차지하고, 예산을 가져가고, 각종 이권 등을 같이 나눠먹기 했던 사람들 소위 강성 친박계 그 사람들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이번 사태로 대선이 조금 빨라질 것 같다. 충청권 대망론이나 반기문 총장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충청도 출신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 우선 정치적으로 소외감 같은 것이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사회경제적 변화다. 인구가 호남보다도 많아졌고 그 동안 대전 밖에 없었는데 천안, 아산, 서산에 경제개발이 이뤄지면서 경제적인 힘도 생겼다. 그러나 역대 투표성향을 분석해보면 충청도 사람은 ‘꼭 우리 충청도 사람이 아니면 안 돼’ 이런 것은 없다. 오히려 반대로 우리 충청도 사람이라고 해도 ‘저 사람은 이래서 안 돼’ 이런 것들이 있다. 충청도가 되면 좋다는 것이지 ‘꼭 우리 경상도 대통령을 만들어야 돼, 우리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어야 돼’ 이런 것은 충청도 성향이 아니다.
 
반 총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반 총장도 지금 시계가 빨라지니까 본인도 마음이 급하겠지만 1월 달에 들어와서 한 달 내지 한 달 달포 쯤 안에 본인의 비전을 제시하고 대선 도전 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아까 말씀드린 국가운영체제에 관해서도 권력구조에 관해서도 그렇고 지금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읽고 해결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구 관련해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저희 지역은 대전 5개 구 중에 제일 늦게 대전시에 편입됐다. 이런 지역이라 개발이 아직도 부족하다. 그래서 사회간접자본(SOC) 관련해서 해야 할 일이 많은 지역이다. 충청권 광역철도, 경부고속도로 회덕 인터체인지 신설, 대전 산업단지 리모델링 사업 등 이런 큰 SOC 사업들이 많이 있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데 지금 복지 예산이 늘어나고 SOC 예산을 정부차원에서 줄이는 상황이라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과거에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 지역에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들이 있다. 어려움이 있지만 뽑아주신 이유가 지역민들의 입장에서는 국가적인 것도 있지만 지역 발전을 하라는 뜻도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이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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