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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자구책 내놓을까…폐지론 거세져 '발등의 불'
2016-12-07 18:18:51 2016-12-07 18:18:51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전경련이 존재 목적, 업무 범위 및 방식, 회비 체계 등에 큰 변화를 주는 쇄신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전경련은 이승철 부회장을 포함한 임원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비 납부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대기업들이 탈퇴 의사를 밝히고, 사회 전방위적으로 폐지 요구가 거세지면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결국 답은 전경련을 해체하는 것"이라며 "전경련이라는 조직이 정경유착 도구로 쓰여 자금모금 창구로만 이용당할 뿐 한국 경제의 미래를 열어줄 새로운 정책이나 비전을 보여주고, 새로운 창의적 발상을 모으는 그런 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날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는 총수들은 거수해달라는 요청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손경식 CJ 회장은 손을 들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앞서 "선배 회장님들도 계시고, (전경련 해체에 대해) 제가 감히 여기서 말할 바가 아니다"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전경련 탈퇴와 해체에 앞장서겠냐는 질문에 "탈퇴하겠다"고 답했다.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허창수 GS 회장 등은 손을 들었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은 미국 헤리티지 재단처럼 운영하고, 각 기업 간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며 해체에는 반대하면서도 탈퇴의 뜻은 밝혔다.
 
기업 입장에서도 특별히 득이 될 게 없는 상황에서 매달 납부하는 회원비와 각종 모금이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전경련은 연간 600여개 회원사로부터 500억원 가량의 회비를 걷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회비 책정 방식과 회비 이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데다,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같은 일회성 찬조금과 정권 차원의 직간접적 압박도 상당하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등을 돌리고 탈퇴를 선언한 이상,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던 재계 대표 단체의 존립은 어려워졌다. 특히 주요 5대 대기업으로부터 회비의 40~50% 수준을 거두어들여 온 만큼 실질적인 부담도 확대됐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자구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현재의 이권을 다 버리고 언급된 싱크탱크나 친목조직으로 갈 수 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전경련 회관. 사진/뉴시스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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