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3일 공석인 청와대 비서실장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내정했다. 또 정무수석에 허원제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발탁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지난 10월30일 비서실 개편을 단행하면서 공석이었던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인사를 발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변인은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민주화와 국민화합을 위해 헌신해 오신 분”이라며 “오랜 경륜과 다양한 경험은 물론 평생 신념으로 살아온 화해와 포용의 가치를 바탕으로 대통령을 국민적 시각에서 보좌하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신임 비서실장은 1942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중동고,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제5공화국 초기 내란음모죄로 구속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며 대표적인 동교동계 인사로 살아왔다. 전직 4선 국회의원으로 김대중 정부 비서실장, 새천년민주당 대표, 노사정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2번째 청와대 비서실장을 하게 된 셈이다.
특히 한 신임 비서실장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에 불복해 당을 탈당하고 정통민주당을 창당했다. 이후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이후 18대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해 민주당 인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한 신임 내정자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소감을 전하는 자리에서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중요한 것은 최순실 사건에서는 확실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게 분명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순실 사건에 대해 추호도 국민들의 의심이 없도록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똑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허원제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 “현 상황에서 국회의원 각계각층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조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허 신임 정무수석은 국제신문, 경향신문, KBS, SBS 등을 거쳐 국회의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 방통위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2007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특보를 맡으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전날 이뤄진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에 이어 이날 단행한 인사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요직을 거친 인물들을 모두 기용한 셈이 됐다. 그러나 현재 야당은 이 또한 불통인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전날 김병준 국무총리 인선에 이어 이날 이뤄진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까지 싸늘한 반응을 내놨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은 제2의 허수아비 실장”이라며 “크게 기대 안 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금태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에 전격 합류한 분으로 말 갈아타듯 당을 갈아타신 분”이라며 “이런 분을 얼굴 마담 비서실장으로 내세운 것은 거국내각 코스프레에 이은 대통합 코스프레로 국민을 기만하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광옥 신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3일 오후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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