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자금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심화
주택시장 호황에 대형사 회사채 발행 잇따라 성공
중소업체 수주난 이어 자금난까지…"우리는 섬 같은 존재"
입력 : 2016-11-07 15:23:09 수정 : 2016-11-07 16:07:3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주택 시장 호황으로 건설업계 전반의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중소 건설사의 자금난은 여전하다. 지난해 건설업이 취약업종으로 선정되면서 금융권 대출이 축소되고, 회사채 시장까지 꽁꽁 얼어붙으면서 자금 마련 창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대형사는 담보 여력이 충분해 금융권 대출이 쉽고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자금난이 완화되고 있다. 수주난에 이어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중소 건설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현대산업(012630)개발은 1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모집 물량의 3.8배에 이르는 380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단순 청약경쟁률만 비교하면 건설사 중 최고 수준이다.
 
앞서 삼성물산(000830)은 지난 6월 3000억원 모집에 470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고, 현대건설(000720)은 7월 1000억원 모집에 1900억원, 대림산업(000210)은 10월 1000억원 모집에 3740억원의 자금을 모은 바 있다.
 
올 4월까지만 해도 한화건설, GS건설(006360), 삼성물산, 대우건설(047040), 포스코건설 등 10대 건설사들은 현금으로 만기 회사채를 상환해야 했다.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와 저유가 쇼크 등으로 인해 높은 금리를 제시해도 투자자들이 모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초 우려와 달리 주택경기 호조세가 지속되고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는 수백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주요 10대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SK건설 등 A등급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 회사채 시장에 참여할 수 없는 중소 업체들은 자금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 올 3분기 대형사를 중심으로 개선된 실적을 내놓으면서 취약업종이란 꼬리표는 사라졌지만 중소업체에 대한 금융권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운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과열된 분양시장을 억제하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소업체의 자금 확보는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잘 되도 우리는 함께 웃을 수 없다. 건설업계의 섬 같은 존재"라며 "전에는 협력사인 대형사가 보증을 서주고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했는데 요즘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일감도 감소하는 상황에서 운영자금 마저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감 확보도 더욱 어려워졌다. 브랜드를 중시하는 주택 시장의 경우 대형사들은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중소업체들은 여전히 수주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종합심사낙찰제가 도입되면서 공사실적이 적은 업체들은 입찰 참여조차 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감 부족현상은 중견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라(014790)의 경우 올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조748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3조840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이외에 태영건설(009410), 한신공영(004960), 두산건설(011160), 동부건설(005960) 등도 지난해에 비해 수주잔고가 줄었다.
 
기존 보유 택지는 분양으로 소진되는 반면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을 줄이면서 수주 물량도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정비사업 물량이 남아 있지만 대부분 브랜드 파워가 있는 대형사들이 독식하고 있어 참여 기회가 적다.
 
이에 비해 대형사들은 해외수주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국내 수주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국내 수주잔고가 늘어났다.
 
현대건설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22조7373억원에서 올 3분기 말 23조1910억원으로 1.9% 증가했고, 같은 기간 대우건설은 28조2797억원에서 29조800억원으로 2.8% 늘었다. 두 곳 모두 해외수주 부진으로 전체 수주잔고가 감소한 가운데 국내 수주잔고는 증가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반면 중소 건설사들은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 세종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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