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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모로우)족쇄풀린 '푸드트럭', 청년 창업 꿈 싣고 달린다
영업제한 완화·창업자금 지원 등 활성화대책 나와…1톤 트럭 판매도 증가세
2016-10-24 13:30:00 2016-10-24 13:53:16
최근 청년창업 전선에 야시장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한강공원, 동대문 DDP 등 도심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축제와 먹거리 잔치에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 정부의 푸드트럭 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야시장이 먹거리·살거리·볼거리 제공으로 침체된 청년창업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발이 꽁꽁 묶인 푸드트럭은 이제 달리는 꿈의 차로 젊은 상인들을 내세워 손님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스산했던 거리도 불빛을 내뿜으며 왁자지껄한 밤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청년상인 육성과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2017년까지 40개의 글로벌야시장도 만들어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해피투모로우>에서는 야시장 푸드트럭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밤이면 열렸다가 아침이면 사라지는 도깨비같은 시장이라는 의미다. 일정 시간이 되면 특정 장소에서 먹거리를 판매하는 푸드트럭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매장, 공연 무대가 선보이는 콘셉트다. 지난해 10월 여의도에서 처음 열린 야시장은 올해부터는 기간을 늘리고 장소를 넓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꾀했다. 여의도를 시작으로 올 6월 DDP, 7월 목동운동장에서 ‘도깨비 시장’이 펼쳐졌다. 
 
푸드트럭 사장님들에게 밤도깨비야시장은 손님을 만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소바트럭으로 한강공원 야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최모(47)씨는 “3년째 푸드트럭을 하고 있는데 좋은 장소를 찾아 손님을 찾아 다녀야하는 입장에서 밤도깨비 야시장은 신세계나 다름없다”면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시원한 밤공기와 야식을 즐기는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둠이 짙게 드리워지면 여기저기서 공연이 시작돼 흥을 돋운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는 시장마다 특색 있는 공연이나 행사가 열리는데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다.
 
최모씨는 올초까지만 해도 시청 야외스케이트장에서 두 달간 영업을 한 이후 마땅한 영업장소가 없어 지금은 전국 축제장이나 행사장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했다. 푸드트럭을 한 곳에서만 영업하도록 묶어 놓은 황당한 규제 때문에 자리를 옮겨 장사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업제한 논란을 빚었던 푸드트럭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지자체가 지정한 이른바 ‘푸드트럭 존’에서 자유롭게 옮겨가며 장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영업 활성화와 청년 창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른바 발이 묶여있는 푸드트럭이 아닌 '달리는' 푸드트럭이 된 셈이다. 
 
그동안 푸드트럭 영업장소는 유원지시설과 관광단지, 도시공원 등 8곳에서만 허용되고 기존 상권과의 갈등으로 활성화 되지 못했는데 서울시를 비롯해 각 지자체들이 이번에 푸드트럭의 영업장소를 관광특구와 보행자전용도로 등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에 추가 확대된 곳은 ▲문화시설 ▲관광특구 내 시설 ▲도로(보행자전용도로) ▲공공기관의 행사장소 ▲공공용재산 및 기업용재산 등 5곳이다. 이에 따라 푸드트럭 운영장소는 모두 13개 시설로 확대됐다.
 
작은 트럭을 개조해 음식점으로 운영하는 이같은 푸드트럭은 최근 영업권역이 확대됨에 따라 새로운 청년창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특히, 푸드트럭 영업의 활성화를 위해 창업자금 융자, 창업교육 등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취업애로 청년 및 급여수급자에 대하여 우선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푸드트럭이 일반 음식점보다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고려해 청년 및 취약계층 등의 일자리 창출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의 야경과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야시장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오후 6~11시), DDP(오후 7~12시), 목동운동장(오후 5~10시)에서 오는 10월까지 매주 금·토요일 밤에 열린다.
 
푸드트럭에 푸드바이크도 활성화
청년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푸드트럭'에 이어 '푸드바이크' 활성화에 나선다. 경기도는 푸드트럭처럼 푸드바이크 영업이 가능하도록 식품위생법시행규칙 개정을 정부에 최근 건의했고 국무조정실과 행정자치부는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식품위생법은 자전거 휴게음식점 영업과 관련한 규정이 없다"며 "자전거는 트럭에 비해 좁은 장소까지 접근이 용이하고 창업 및 유지비용도 매우 저렴해 젊은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푸드트럭 창업비용은 3000만원 가량이지만 푸드바이크는 이의 10분의 1 수준인 350만원 정도면 가능하다. 푸드바이크는 현재 축제행사 때 자치단체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 영업이 가능하다. 도는 푸드바이크 영업이 허용되면 디자인과 시제품 제작비의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팀 단위 청년사업가를 모집하고 '1바이크 1메뉴' 특화로 수익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거점매장에서 식재료를 공급하고 집적화를 통해 지역 명소화도 추진한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푸드바이크가 청년들의 새로운 창업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푸드바이크는 창업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앞서 경기도는 정부를 설득해 최고가 입찰 방식인 푸드트럭 운영자 선정을 수의계약으로 변경하고, 영업 가능 장소도 지자체 조례로 결정하도록 관련법을 고쳤다. 도는 특히 청년이나 취약계층이 푸드트럭을 창업할 경우 저리융자, 신용보증, 무상 경영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창업 열풍에 포터 트럭 인기
국내 경기 불황 속에서도 승승장구인 차가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의 상용 1톤 트럭 ‘포터’다. 포터는 택배용이나 운반업 등 활용도가 높아 생계형 화물차량으로 서민들에게 사랑받지만, 경기가 침체할 때 잘 팔려 ‘불황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푸드트럭 창업 열풍까지 불면서 포터가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푸드트럭 창업자들은 일반 창업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포터 차량 가격은 1300만~1800만원대로 푸드트럭 차량 디자인, 개조작업, 구조승인허가 등 개조 비용 최소 1000만원을 더하더라도 상가 임대보다 훨씬 적은 자본을 가지고 창업할 수 있다.
 
그러나 포터 같은 소형 트럭이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큼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의미도 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포터는 서민들을 대변하는 차종이라 판매 증가는 그만큼 경제적으로 어렵고 특정 분야로 경제 활동이 쏠린다는 것을 나타내준다"며 "1톤 트럭 소유자 가운데 상당수는 전 재산을 차에 쏟아붓고도 원하는 수준의 수입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에 더 잘팔리는 트럭은 올해도 꾸준한 판매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트럭 등을 이용한 자영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인데 불황이 지속될 경우 트럭 판매 증가세도 함께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트럭은 총 17만5865대로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또 냉장차나 활어차, 카고트럭 등 특장차의 경우에도 지난해 총 1만8896대가 팔리며 지난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같은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들어 7월까지 팔린 현대차 대형트럭은 총 1만3589대로, 전년동기(1만975대) 대비 23.8% 증가했다. 주로 생계형 소형 트럭으로 팔리는 1t 트럭 포터 역시 같은 기간 6만2965대가 팔리면서 전년동기(6만1165대) 대비 2.9% 증가했다. 모델별 판매량으로는 현재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올랐다. 기아차도 올들어 7월까지 팔린 트럭은 3만6370대로, 전년동기(3만6132대) 대비 0.66%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은 불황이 이어지면서 트럭을 이용한 자영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푸드트럭 등 자영업자가 늘면서 포터 등 소형트럭 인기가 치솟고 있고 불황이 이어진다면 이같은 상용차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포터의 경우 생계형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고, 건설트럭 등 대형 트럭 수요도 올해 꽤 있는 편"이라며 "지난해 유로6 대응하면서 올해 팔고 있는 트럭의 상품성도 많이 올라간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운동장 인근의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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