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떨어진 토목업계 "일단 버티자"
정부 SOC 예산 줄고, 해외수주도 막막
토목 전문 기술인력 구직난도 심화
입력 : 2016-10-19 15:04:23 수정 : 2016-10-19 16:31:39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토목업계의 수주난이 심화되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중동 등 해외수주가 급감한 가운데 정부에서 발주하는 토목공사까지 줄면서 일감이 부족해진 탓이다. 주택 사업을 겸하고 있는 대형사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중견·중소 토목회사들은 상시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회사 운영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에서 SOC 예산을 올해 대비 1조9000억원(8.2%) 감소한 21조8000억원으로 책정하고, 향후 5년간 연평균 6.0%씩 감축하기로 했다.
 
전체 국가 예산 대비 SOC 예산 비중도 감소하는 추세다. SOC 예산 비중은 2013년 7.2%에서 2014년 6.7%, 2015년 6.8%, 올해 6.1%까지 떨어졌다.
 
전체 건설투자 중 토목건설에 대한 투자 비중도 2010년 43.8%에서 올 1분기 30.0%로 31.5%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건설투자 비중은 56.2%에서 70.0%로 24.6% 증가했다.
 
지난해 대비 해외수주액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토목업계 일감도 급감했다. 그나마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도로, 철도 등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와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입찰에서 고배를 마시는 사례가 늘면서 해외수주도 줄고 있는 추세다.
 
주택경기 활황으로 주택사업을 겸하고 있는 대형사들은 토목사업 부진에도 전체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견·중소 토목회사들은 갈수록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중견 토목회사 관계자는 "올해 정부에서 나온 가장 큰 토목공사가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사업인데 대부분 주택사업을 함께하는 대형사들이 수주했다"며 "국내외 일감이 동시에 줄고 대형사들이 지역 공사까지 활동반경을 넓히면서 중간업체들의 수주난은 더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일단은 정년퇴직을 앞당기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정부 발주 물량이 희망을 거는 수 밖에 없다. 내년까지는 버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주난이 심각해지면서 토목업계의 기술 인력들도 갈 곳을 잃었다. 경제 성장 시기에는 숙련된 기술공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정도로 높은 대우를 받았지만 지금은 일감 부족으로 일터를 찾아 전전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토목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업체들이 파산하거나 법정관리, 워크아웃을 진행하면서 구조조정으로 일터를 잃은 기술 인력들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중견 건설사에서 조기 희망퇴직을 신청한 윤모(55세·남)씨는 "최근 아파트를 많이 짓다 보니 아파트 기초공사 현장에 대한 수요는 있지만 몇 년씩 하는 토목공사와 달리 몇 개월이면 작업이 끝나 근무기간이 짧은 데다 대우도 좋지 않아 아파트 현장은 잘 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SOC 예산 감소와 저유가에 따른 해외수주 감소로 토목업계의 수주난이 심화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율현터널 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뉴스1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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