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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철도 민영화 논란…"민자활성화는 결국 대기업 특혜"
국토부, 민간업체 제안 사업에 반영…"SR도 사실상 민영화였다"
2016-09-29 14:06:03 2016-09-29 14:06:24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민간업체에게 국가 기간망인 철도건설을 맡기는 것은 '철도민영화'와 다름없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철도의 공공성을 악화시키면서 결국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될 것이란 주장이다. 또 사업자 중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재벌만 특혜를 누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말 개통 예정인 수서고속철도 역시 사실상 '철도민영화'나 다름 없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의원(더민주)은 29일 철도분야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발표한 '민자철도사업 활성화 방안'은 철도의 알짜 노선을 대기업에 넘기는 재벌특혜이자 전면적인 민영화 선언이었다"며 "철도민영화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자철도사업 활성화 방안'은 민간업체가 철도노선을 건설해 코레일 등 기존 운영자로부터 시설사용료를 징수하는 것은 물론 민간업체가 기존 노선의 운영에까지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결국 민간업체에게 고속철도의 건설과 운영을 모두 맡기는 것은 전면적인 철도민영화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이 안 의원의 주장이다.
 
안 의원은 "5개의 철도건설 민간사업 제안이 들어오면서 국토부가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뒤 "이 가운데 2개의 노선은 실제 민간업체가 제안한 것이 민자철도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국토부가 건설업체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나줘주기 위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산업(012630)개발이 지난 2월 제안한 경부고속철도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과 현대건설이 3월 제안한 남부내륙 고속화철도 사업은 실제 민자철도사업 활성화 방안에 포함됐다.
 
특히 평택~오송 구간은 이미 수요가 보장된 노선인데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재벌 특혜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은 "민자사업으로 지정된 노선 대부분이 철도 간선망의 핵심"이라며 "평택~오송 구간의 경우 수도권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역에서 오는 노선은 물론 수서역에서 오는 노선이 모두 지나는 구간이기 때문에 황금 알짜 노선"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제출한 경부고속철도 평택~오송 복선화 사업의 경우 국토부가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에 검토를 의뢰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간제안 방식대로 공사를 할 경우 공사비가 많이 들고 정부의 재정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9일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민자철도사업 활성화 방안'은 '철도민영화'와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SR 역시 '사실상 민영화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진/뉴스1
 
 
철도공사가 41%의 지분을 출자한 수서고속철도 운영자 SR 역시 '철도민영화'와 다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 당 윤후덕 의원은 "3년 전 수서발 KTX 민영화 반대 여론에 대해 정부는 코레일 자회사 형태이기 때문에 공공성에 문제없다는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코레일은 감사권한도 없는 껍데기였고, SR은 어느새 민간 기업이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국토부가 철도공사의 주도적 경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SR은 공적자금 투자처의 주주간 협약서 제출 요구에 대해 '주주간 계약서는 사적계약이어서 제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며 "법적으로 국토부의 관리감독을 받지만 주식회사여서 직접적인 구속력이 없고, 최대 지분을 보유한 철도공사는 실질적인 관리감독 권한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서발 KTX를 사실상 민영화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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