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화법, 오히려 재정 확장 근거 될 수도"
국회 예정처, 나랏빚 죈다는 재정준칙 역효과 지적…"국회서 적정성 따져야"
2016-09-19 16:07:56 2016-09-19 16:07:56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1초에 149만원씩 늘어나는 국회예산정책처 국가채무시계에 따르면 19일 현재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625조원을 돌파했으며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1230만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나랏빚 증가 속도를 낮추기 위한 채찍으로 '재정건전화법'을 내놨지만 재정건전성 강화 목표치가 느슨해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10일부터 입법예고를 시작한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은 19일 현재 법제처 법령안 심사 중으로 오는 30일경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재정건전화법은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 재정여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 재정건전성 강화 노력을 위한 책무를 무겁게 부여하고, 재정전략위원회를 신설해 재정건전성 강화 정책 개발의 컨트롤타워를 맡게 하는 법이다.
 
국가채무 규모는 2011년 400조원을 넘어선 이후 낮을 때에는 5.4%, 높을 때에는 10.7%의 증가율을 보이며 2014년 500조원, 2016년 600조원을 넘어섰다. 예정처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 기준 국가채무 규모는 약 6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중기재정계획인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결산 기준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관리하겠다는 자체 재정규율을 내세워왔지만, 2012년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확장적 재정정책과 법적 구속력이 약한 규율인 탓에 한 번도 지켜지지 않고 유야무야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재정건전화법을 통해 재정규율 차원이 아닌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의 45% 이하로,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의 3% 이하로 유지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기준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예정처는 최근 '2016년도 국가주요사업 집행점검·평가' 보고서에서 "2015년 기준 국가채무 비율은 37.9%, 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4%로 재정준칙 기준과 비교해 아직 여유가 있는 수준"이라며 "재정준칙이 오히려 정부가 단기적으로 재정건전성보다는 경기부양 등을 목적으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의 마지노선을 정하긴 했지만 국가채무 증가세를 제어하기 위한 기준으로서는 다소 느슨하다는 것이다. 
 
예정처는 "제정안에서 국가채무 한도는 재정여건 변화를 고려해 5년마다 재검토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부분을 감안하면 최소 5년간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을 2015년보다 최대 7%포인트 늘릴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안이 제출되면 국회 차원에서 재정준칙의 적정 목표 수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지난 8월 2017년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2016~2020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도 국가채무 비율을 40.4%로 전망했으며 이후에도 40% 초반의 국가채무 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근혜 정부 초기 국가채무 비율을 30% 중반대에서 관리하겠다던 목표는 옛말이 된 것이다.
 
재정준칙의 법적 근거를 강화하기 위한 법임에도 예외규정을 둬 스스로 구속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예정처는 "재정건전화법은 재정준칙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는데 이는 국가재정법에서 정한 추경안 편성 요건과 일치하며 (추경 편성 요건이 완화된) 2009년 이후 8번의 회계연도 중 4차례의 추경이 편성되는 등 추경 요건의 충족은 어렵지 않게 인정돼왔다"며 "향후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할 때마다 재정준칙 역시 자동적으로 적용이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또 "법이 의원발의 입법의 경우에도 Pay-go원칙(재정부담이 수반되는 법률안을 제출할 경우 비용추계자료와 구체적인 재원조달방안을 마련)을 적용하도록 규정했지만 법안을 발의하는 의원실이나 위원회는 세부적인 재원조달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없어 제도적 여건 마련이 담보되지 않는 경우 의원 입법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중 국회에 제출될 예정인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심사하게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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