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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미얀마 시장 잇따라 소액대출업 진출
은행업 진입장벽 높아…접근 쉬운 소매금융부터 시작
2016-08-27 12:00:00 2016-08-27 12: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은행권이 높은 잠재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미얀마 금융시장에 잇따라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진입장벽에 은행업 라이선스가 아닌 소액대출업(MFI)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캐피탈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얀마 법인 오픈식을 열고 현지 영업에 돌입했다.
 
앞서 IBK캐피탈은 지난달 18일 미얀마 당국으로부터 MFI 영업인·허가를 취득했다. 
 
미얀마 법인의 초기 자본금은 300만 달러로, 김광현 법인장과 과장 등 2명이 국내에서 파견됐다. 진출 지역은 미얀마 경제수도인 양곤에서도 낙후 지역으로 분류되는 인세인(Insein) 일대와 양곤 남부 만달레이다.나머지 직원은 현지에서 채용할 예정이다.
 
이 법인은 앞으로 현지에서 건당 500만원 이하의 농업자금대출, 내구재 구입자금대출, 학자금대출 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BNK캐피탈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현지 MFI 시장에 진출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1월 현지에 200만 달러 규모의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KEB하나은행이 현지 MFI 사업을 진행중이며, 농협금융도 연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MFI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할부금융이 불가능한 MFI로 현지에 진출하는 이유는 은행업 진출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1960년대부터 군사정권을 이어오면서 외국 자본에 진출을 허용하지 않다가 최근에야 제한적으로 외국 자본을 받아들이고 있다.
 
은행업 진출도 2년 전에 풀렸다. 하지만 신한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국내은행은 글로벌 은행에 뒤쳐지며 은행업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했다.
 
현재는 신한은행이 지난 3월 국내 은행으로는 유일하게 은행업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신한은행은 내년 1분기 내에 현지에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영업도 제한적이다. 외국계 은행은 현지주민을 위한 영업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얀마 금융시장이 잠재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돼 국내은행들이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진입장벽 자체가 높다"며 "실제 은행 라이선스를 받더라도 현지 영업이 불가능한 만큼 제한적이지만 MFI시장부터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는 경제개방을 시작한 2011년 경제성장률은 5.9%를 기록했다. 이후 2012년 7.3%,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8.5%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얀마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높은 진입 장벽에 은행업 라이선스가 아닌 소액대출업(MFI)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열린 IBK캐피탈 미얀마 법인 오픈식에서 (왼쪽 아랫줄부터) 이종성 IBK캐피탈 부사장, 미얀마 MFI감독국 양곤지부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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